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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래된 서양 도시 가보면 이렇게 도시 한 가운데에 뜬금없이 탑이 서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닷가에 있으면 등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외곽에 있으면 감시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도시 한 가운데에 버젓이 서 있는 탑의 존재 유무는 무엇인가..

 

미관상 이유는 아니고, 결론적으로는 군수공장이라 보면 됩니다. 탑의 이름도 '샷 타워'라고 합니다.

 

 

과거에 쓰던 총알을 생산하는 공장인데, 겨우 총알하나 만드는데 뭐하러 저런 탑을 지었을까 궁금한데, 사실 이렇게 작고 둥근 총알 만드는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대충 프레스기계 가져다가 붕어빵처럼 찍으면 되지 않나 싶겠지만, 바로 그런 붕어빵같은 기계가 전무하던 시절이기 때문에, 총알이 최대한 둥글고 크기도 동일해야 잘 나갈텐데 그런 정밀한 규격화 기술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총알마다 크기가 제각각이고 모양도 울퉁불퉁해서 그런지 탄도와 적중률이 굉장히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영국의 윌리엄 왓츠라는 사람이 1782년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고, 액체가 떨어질 때는 둥근 공 형태가 되어서 떨어진다는 걸 찾아서 영감을 받게 됩니다.

 

엄청나게 높은 곳에서 부터 납을 녹여서 떨어뜨리면, 사람이 일일히 깎아줄 필요없이 표면장력과 중력이 알아서 둥글게 만들어지겠구나 라는 발상이었습니다.

 

윌리엄 왓츠는 이 아이디어를 특허출원한 다음, 엄청나게 높은 탑을 세운 뒤, 최초의 샷타워를 만들어서 총알을 뽑아내기 시작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제일 높은 윗층에서 납을 녹여서 떨어뜨리면, 한참 아래에 있는 큰 물통에 퐁당퐁당 떨어지면 알아서 표면장력으로 구형태가 되는 것 입니다.

 

물에 빠져서 식은 총알을 꺼내서 기울어진 테이블에 올려 잘 굴러가나 테스트만 해보면 끝나는데, 이 전에 수작업으로 온 힘을 다해, 몸을 갈아서 만드는 방식은 이제 끝나는 것 입니다. 

 

심지어 구경 조절까지 가능한데, 높은 곳에서 떨어뜨릴 수록 총알 크기가 커지게 됩니다. 40m에서 떨어뜨리면 2.4mm 탄이 나오고 80m에서 떨어뜨리면 3.8mm탄이 나오는 방식이라, 한 샷 타워에서 여러 구경의 총알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양질의 총알이 대량으로 생산되게 되면서 유럽에는 총탄 소리가 끝없이 울려퍼지게 됩니다.

 

 

물론 지금 시대에는 동그랗게 만드는 총알이 전무하니, 기존에 있던 샷타워가 군사적으론 쓸모가 없어졌지만, 관광자원으로는 꽤 인기가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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