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미래에게 달성할 수 없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의 추억에 이토록 집착 하는 것은, 과거가 더 나았던 삶이어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더 익숙해서 그랬을까요? 저는 어릴 적에 즐겨하던 '콘트라' 라는 게임을 떠 올릴 때, 그 시절의 80년대만 떠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80년대 추억을 떠 올리던 00년대 초반도 같이 생각하게 됩니다. 제 기억엔 이미 끝도 없이, 수도 없이, 셀 수조차 없는 복사된 추억이 되어 있는 겁니다. 거기엔 수 많은 필터와, 풍화를 겪고 또 겪은 추억인 셈 인것이죠 물론 제가 한참이나 '콘트라'라는 게임을 잊어버리던 그 공백기 동안에는, 큰 구멍이 난 것처럼 없던 것이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가 가지고 있었던 '콘트라' 게임팩..
제 친구는 중학교 단짝 이었습니다. 어릴 적 부터 친구로 지냈던지라, 성인이 될때까지 이런 저런 수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서로 할 말, 못 할 말을 하면서 엄청 친하게 지낸 사이였지요 그런데 그 친구가 결혼을 하는데, 상대는 중학교 2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남학생으로, 당시에 크게 관심가지 않던 조용하고 점심시간에 축구하러 가는 평범한 아이였습니다. 어린 여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외모를 가지고 있던 것도 아니었고, 솔직히 못생긴 쪽에 가까웠던 걸로 기억나고, 키도 평범했던 아이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근데, 제 친구가 22살에 SNS로 친구신청을 했고, 그렇게 서로 연락이 닿아서 만나게 됐던거 같은데, 친구가 만나기 전에 SNS에 나온 정보를 토대로 엄청 검색을 해봤습니다. 남고 출신에, SKY 기계공학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남편과 사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아는 지인의 소개를 통해 만나게 되었고, 2년을 연애하고 결혼을 했습니다. 행복했던 날이 참 많았던 기억이 나곤 합니다. 저에게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해 주었고, 집안일을 도 맡아 하면서 모든 영역에서 성실하게 임했고, 저는 그 자체로도 축복 받은 결혼 생활이라 여기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고아원 출신 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 이라는 것에, 그 누구보다 그리웠던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가정이라는 것 자체를 많이 그리워 했기에, 그 만큼 다정다감하게 우리의 가정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어찌나 애정이 많고 다정다감한지, 제가 예민하게 굴거나 짜증을 부려도 다 받아주었고, 전적으로 제 잘못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먼저 사과..
군대에서 치명상을 입은 환자에게, 보통 모르핀을 투여하게 됩니다. 모르핀의 성분이 아편에서 추출한 만큼, 강력한 진통제이긴 하나, 극심한 치명상을 입었을 경우엔 모르핀 한 통으로는 별 효과가 없는 것이 문제 였습니다. 그래서 모르핀 보다 더 효과가 뛰어난 진통제가 없을까 하고, 세계적인 제약 회사에서 연구 개발을 하다가 벨기에의 '얀센' 제약 회사에서 나온 것이 바로 '펜타닐' 입니다.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약 100~200배 정도 더 강력한 진통 효과를 지니고 있고, 헤로인은 50~100배 정도의 진통 효과를 가지고 있는 무시무시한 마약성 진통제 입니다. 더욱 무시무시한 사실은 약 2mg 정도만 투여를 받아도 완전치사량을 넘기는 수치 입니다. 바로 죽는 것은 물론, 그 이하를 투여 받는다 하여도 죽을 수..
솔직히 제 어머니 이지만, 저를 많이 힘들게 했고, 그 만큼 저 역시도 싫었던 부분이 너무 많았던 지라, 더 이상은 같이 살 수 없는 판단이 서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땐 아버지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았고, 어머니도 아버지가 자기를 많이 때렸기 때문에 이혼을 했다고 하셨기도 했고, 어릴 적 기억으로는 아버지가 화를 엄청 내면서 소리치고 물건 다 깨 부수는 기억이 있었기도 했었습니다. 어떤 대화가 오갔는진 기억나질 않지만, 어린 마음에 그런 분위기도 너무 무섭고 싫었고, 어머니는 이혼 후에 절대로 아버지한테 연락하지 말라고, 자기를 또 때리러 올 거라면서 그런식으로 이야기 했기 때문에, 저는 아버지를 멀리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어릴 땐 굉장히 무서우면서 한편으로는 밉기도 했고..
저 어렸을 때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을 하셨습니다. 그 땐 왜 그랬는지도 몰랐고, 왜 어머니를 따라가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아버지가 저 중학생 때, 어머니 모르게 연락하셔서, 그때부터 계속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습니다. 금전적으로 아버지께서 훨씬 더 잘 버시고, 잘 살고 계셨는데, 왜 나는 어머니랑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항상 있었습니다. 그러다 나이를 점점 먹으면서, 왜 아버지가 어머니와 이혼을 하게 되었는지 너무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어머니는 집에 잘 안계셨습니다. 제가 10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저 혼자 집에 냅두고 아는 지인들과 놀러 다니기 바쁘셨습니다. 그렇다고 할머니나 다른 친척들에게 맡기고 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김밥 2~3줄 대충 사 놓고, 컵라면 박스로 사..
올해로 이혼한 지 5년이 지났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굉장히 추운데, 일단 온기가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소음 조차 없으며, 저 혼자 살기엔 쓸데없이 큰 집인지라, 보일러를 켜기도 뭐해서, 집에 오자마자 안방에 있는 히터와, 침대 위에 온수매트를 켠 채로 적막한 집에 속상하게 느껴져 잔잔한 음악을 틉니다. 뜨듯한 물에 샤워를 하고 나와서 바디로션도 바르고, 아무도 맡아주는 이 없지만 일부로 향기나는 스킨, 로션을 큼지막히 바르는데, 등에 닿지도 않는 손으로 인해, 잘 발리지 않아 외로움이 문득 찾아 오기도 하네요 음악을 들으면서 다이어리에 하루를 정리 하는데, 유튜브를 보면서 일부로 소리를 내면서 웃기도 하고, 노트북으로 화상으로 영어회화 수업도 가끔씩 하곤 합니다. 주 1..
저는 30대의 공무원 시험 준비생 입니다. 이 나이를 먹고 아직까지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것이 굉장히 속상한데, 그 와중에 요즘 드는 생각은 뭔가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 학창시절엔 좋은 대학에만 가면 인생이 피는 것이라고 세뇌되어 자랐고, 이런 말을 했던 어른들은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통해, 자식이나 제자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도록 동기부여를 주기 위한 이야기라 생각은 하지만, 지금은 그저 사람의 정신을 세뇌시키는 위험한 발언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믿고 자라고, 살아가기 때문 입니다. 이 부분이 가장 무섭긴 한데, 지금 제가 어른이 된 시점에서, 과연 그 당시 어른들이 했던 이야기들이 사실인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저도 나름 어릴 때 부터, 사고 한 번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