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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역사상 최고의 체스 그랜드 마스터(GM)라 평가받는 에스테반 카날(Esteban Canal)의 이야기 입니다.

 

1934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GM을 초청해 다면기 매치가 있었습니다. 다면기가 무언가 하면, 한 사람이 여러 사람과 동시에 대국을 벌이는걸 말합니다.

 

이게 하도 오래되서 몇명이랑 대국했는지, 시간 제한이 얼마인지는 자세히 남아있지 않지만, 이 평범한 이벤트 매치에서 체스 역사에 남을만한 신의 한수가 등장하게 됩니다.




백이 GM 에스테반, 흑은 아마추어라서 기록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위에는 10수까지 진행된 상황인데, 에스테반은 a2에 있던 폰을 한칸 전진해 비숍을 공격하고, 흑은 캐슬링을 했습니다.

비록 a3폰이 b4비숍을 공격하고 있지만, 이게 별로 문제가 안된다고 판단했는데, 백 폰이 흑 비숍을 먹는 순간 a1룩이 퀸에게 공격 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기서 백은 비숍을 먹는 수를 두게 됩니다. 폰이 가로막고있던 퀸과 룩 사이의 길이 열리면서 흑은 당연히 룩을 따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백 킹을 공격하며 체크가 된 상황이 되는데, c3나이트나 e2비숍을 d1로 이동해 방어하는 수도 있었는데, 여기서 뜬금없이 킹을 이동합니다.

 

 



그러자 흑 퀸은 킹 뒤에 있던 룩을 손쉽게 따냈고, 고작 두 수만에 룩 두개를 헌납한 셈이 됩니다.

 

비록 비숍 한개를 먹긴했어도 당연히 매우 불리한 상황인데, 아무래도 이게 다면기다 보니까 사람들은 GM이 단순히 실수한거라 생각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이게 에스테반의 노림수라는게 다음에 드러나게 됩니다.

 

 

 

바로 qxc6으로 흑 폰을 따내면서 체크를 걸었는데, b8이 f4비숍에게 공격당하는 상황이므로 흑이 둘 수 있는 수는 딱 한 개라고 봐도 무관합니다.

 

 

 

폰으로 백 퀸을 먹는건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룩 두개에 이어 퀸을 조공한거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비숍 a6, 체크메이트로 승리를 따내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미 10수에 a2폰을 a3으로 한칸 전진시켰을 때부터, 이 계산이 다 끝나있었던것 입니다.

 

룩 두개와 퀸을 희생시키면서, 보통사람이라면 상상도 하기 힘든 체크메이트를 발견한 것 입니다.

 

심지어 다면기 상황인데도...

 

GM의 집중력과 직관력은 정말 말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이벤트 매치, 심지어 상대방은 아마추어였지만 

 

이 경기는 페루비안 이모탈 Peruvian immortal이라 불리며 지금까지 화자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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