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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작약탄이라는 신통한 물건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루하니까 생략하고 폭발력을 사방으로 분출시키는게 아니라, 한점으로 모아서 마치 후타 사이가와도 같은 관통력을 얻은 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독일에서 발견하고 독일에서 제일 쏠쏠하게 써먹게 됩니다.

 

 

 

가끔 2차대전 영화에 보면 엄청 큰 미사일같은 무기를 다니는 경우가 보이는데, 이게 성형작약탄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멀리서 발사하는 형태도 있었지만..

 

 

좀 더 구식인 형태로는 그냥 땡크 옆구리에 철썩 붙여서 터뜨리는 흡착지뢰도 있었습니다. 자석이 들어있어서 전차 옆구리에 갖다 붙이면 알아서 찰싹 붙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터뜨리면 아무리 두꺼운 전차라 해도 구멍이 뚫려 버리는 물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 자체가 너무 위험하며, 전쟁통에 미친듯이 굴러다니는 탱크에 이거 붙이려고 열심히 뛰어당기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을 것 입니다..

 

뭐 그렇다 하여도, 독일은 이거라도 있어서 제법 괜찮게 버틸 수 있게 됩니다. 태평양에서 미국 탱크에 고통받는 일본은 상황이 훨씬 좋지 못했습니다.

 

 

일본에게 미국 탱크는 굉장히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도무지 부숴지지가 않았기 때문에, 폭탄을 껴안고 궤도 밑으로 기어들어가고 관측창에다 총검을 쑤셔넣으려고 시도하고, 심지어는 청산가리 유리병을 해치에 넣어서 안에 있는 미국인을 독살하려고도 시도했지만 별로 효과는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당시 일본 기술력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살특공대처럼 달려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보다 못해 독일에서, 그래도 동맹국인 만큼, 도와주겠다며 흡착지뢰의 설계도를 보내주게 됩니다. 성형작약탄에 자석 붙이고 당기면 되니, 설마 아무리 기술력이 없다한들, 이걸 못 만들진 않겠지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만들질 못했습니다..

 

성형작약탄 부분까진 어떻게든 만들었는데, 자석을 만들질 못했습니다. 보통 폭탄보다 자석이 더 만들기 쉬울 거 같지만, 아무튼 그런 폭탄을 들고 있어봐야 탱크에 붙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은 이대로 포기를 하지 않았고, 참으로 괴랄한  해결책을 생각하게 됩니다. 자석의 용도가 터질 때까지 탱크에 달라붙어 있는 용도가 전부라면 그걸 굳이 자석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발상을 하게 됩니다.

 

 

 

군인스스로가 들고 달려들게 하는 것 입니다. 그리하여 성형작약탄을 죽창 끝에다 달아서 탱크한테 찔러넣는 대전차죽창 자돌폭뢰가 개발됩니다.

 

 

사용법은 정말 간단한데, 일단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하고 지나가는 탱크에 달려들어 스스로 꼬라박으면 됩니다. 성형작약탄이라 관통력은 확실하니, 전차는 확실히 부숴지지만..  들고 달려드는 군인은 더 확실하게 죽게 됩니다.

 

정말 일본스러운 병기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진 자돌폭뢰가 굉장히 유명하기도 해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근데 잘 안 알려진, 엄청 큰 스케일의 큰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자돌폭뢰가 낮은 확률이나마 성공을 하게 되자, 무적으로 보였던 탱크를 잡는 모습에, 일본 윗대가리들은 어마어마한 계획을 내놓게 됩니다..

 

'탱크도 잡는데 항공모함이라고 못 잡겠냐?'

 

이런 생각으로 큰 성형작약탄을 만들어서 항공모함에도 달려들고자 하게 된 것 입니다.

 

 

일본은 열심히 카미카제의 정신으로 미국 항공모함에 달려들고 있었지만,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듯 효과는 별로 없었습니다. 탱크와는 비교 자체를 불허하는 단단함을 갖춘 항공모함에, 아무리 비행기로 달려들어봐야, 항공모함이 입는 피해는 페인트칠을 다시해야 하는 정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당연하지만, 애초에 비행기는 가볍게 제작하는게 일반적인데, 전속력으로 달려들어봐야 관통력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독일에서 보내준 굉장한 위력과 관통력을 자랑하는 성형작약탄을 보니, 이거라면 항공모함도 부술수 있을 것 같다는 행복회로가 시작된 것입니다.

 

그 것이..육지에서는 불쌍한 일본인 하나 골라서, 성형작약탄 들고 달려들게끔은 할 수 있었지만 바다에서는..

 

 

 

보통 비행기도 아니고, 엄청 큰 폭격기를 통째로 개조한 뒤 비행기 자체를 성형작약탄으로 만들게 됩니다.

 

운전석 바로 뒤에 동그랗게 튀어나온 부분이 통째로 성형작약탄인데, 이게 자랑스런 대일본제국의 일격필살항모격침병기 '벚꽃탄'으로 불리게 됩니다.

 

물론 당시 기술력으론 무인비행기 자체가 불가능하고, 비행기에는 엄청 커진 성형작약탄을 항공모함까지 배달하며 동반으로 자살하는 안타까운 파일럿이 탑승하게 됩니다.

 

이 비행기 몇 대만 있으면 미국 함대는 모조리 격파가 가능하다며 득의양양하기 시작한 일본이었지만, 반대로 고작 이 비행기로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수 있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벛꽃탄 비행기를 가지고, 항공모함을 한 방에 격침할 수 있다면서, 쇼를 보여주기로 합니다. 물론 실험목적이니까 미군이 아니라 자국 항공모함을 가지고 실험해야 했습니다.

 

 

안 그래도 부족했던 항공모함 한 척을 통째로 벚꽃탄 실험용도로 날려버리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엄청 크게 만든 폭탄을 그대로 격추했으니, 침몰하긴 했기에, 일본에선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이 물건의 양산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1945년, 패배 직전의 일본이 절박한 기원을 담아 제작된 벚꽃탄들이 일제히 미국 항공모함을 목표로 날아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전부 목표를 향해 가던 도중에 추락해서 행방불명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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