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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귀복은 태평천국의 2대 천왕이며, 중국사에서도 보기 드문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소년입니다.

 

태평천국 운동을 일으킨 홍수전의 아들로 태어난 홍천귀복은, 어릴 때 아버지가 반란에 크게 성공하고 남경까지 정복하고 황제놀이를 하면서 본인도 매우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홍천귀복의 삶은 유복했지만, 그리 정상은 아니었는데, 남경에 입성한 시점에서 정신줄을 제대로 놓은 홍수전은 88명의 비와 수천명의 시녀를 둔 거대 하렘을 건설했으며, 홍천귀복 또한 이 하렘 속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채 10년 이상의 삶을 보내게 됩니다.

홍천귀복은 본인의 친모와도 제대로 만나지 못했으며, 하렘의 수많은 여자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과도 거의 접촉이 없었습니다. 그의 교육을 맡은 건 홍수전의 동생 홍인간과 홍천귀복의 누나, 시녀들이었다고 하며, 사실상 자기 친족이나 하렘의 수많은 여자들만 보면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낸 것 입니다..

교육 또한 당시 중국의 일반적인 교육이나 서구식 교육을 받는 게 아니라, 홍수전이 마음대로 뜯어 고친 기독교 교리만을 교육 받았으며, 홍수전은 중국 고전 등은 요마의 책이라며 아들이 이에 접근도 못 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중국 고전 등이 궁금했던 홍천귀복은 아버지 몰래 몇 권의 책을 손에 넣어 읽었다고 합니다.

 

유복하지만 막장이었던 홍천귀복의 삶은 태평천국의 몰락과 함께 막장으로 치달는데, 태평천국이 청나라와 서구의 공세에 밀려 멸망 직전 아버지 홍수전이 사망했고, 홍천귀복이 15세 나이로 2대 천왕에 올랐지만 그는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라나 세상물정 모르는 소년에 불과 했습니다.


결국 왕으로서 아무런 역할도 못한 가운데 태평천국의 수도 남경이 청군에 점령되었습니다.

이후 홍천귀복은 충왕 이수성 등의 도움으로 용케 남경을 빠져나와 방랑했고, 방랑 도중 남의 집에서 며칠 밥을 얻어먹었다고도 하고, 혹은 일자리를 얻었다가 금방 쫓겨났다고도 하는데, 방랑 생활에 그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청나라 군대에 붙잡혀 끌려가게 됩니다.

홍천귀복은 영웅 호걸이 아니었으며, 자기 부하들을 살리려고 청군에 자수했다가 능지처참 당하면서도 비명 한 마디 안 질렀다는 석달개, 항복만 하면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준다는데도 태평천국의 장군으로서 당당히 죽은 진옥성, 살아남은 태평천국 잔당에게 너그러운 처분을 부탁하고 본인은 당당히 목을 내놓은 이수성 등

이런 태평천국의 호걸들과는 달리 홍천귀복은, 그저 살고 싶어하는 소년에 불과했습니다.

 

홍천귀복은 심문을 받는 자리에서 고문 도구를 보기만 해도 울면서 아는 걸 모두 자백했고, 이렇게 술술 분 덕분에 비교적 평온한 감옥 생활을 보냈습니다.


실제로 홍천귀복의 자술서에는 자길 괴롭히지 않고 너그럽게 대해 준 관리에 대한 감사가 포함되어 있으며, 자기는 태평천국 따위엔 아무 관심도 없고 청나라의 자비 덕분에 목숨을 건지면, 스무 살에 결혼을 하고 유학 공부를 해서 과거 시험에 합격하고 싶다는, 지극히 평범한 소년의 꿈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태평천국 운동은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란중 하나였고, 이로 인한 사망자가 최대 3천만명에 이를 정도였으며, 홍천귀복은 어쨌든 태평천국의 자칭 왕, 천왕 자리에 까지 앉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리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애라고 해도 청나라에서 그를 용서할 리 없었습니다.


결국 홍천귀복은 15세의 나이로 능지처참 당하게 됩니다..
그의 처형은 두 명의 집행관에 의해 시행되었다고 하며, 어떤 출처에서는 천 번 정도 칼을 맞았고, 어떤 출처에서는 천 오백번 이상 칼을 맞았다고 하는데, 아무튼 아주 고통스럽게 죽은 건 틀림없습니다.


그의 몸에서 나온 각종 고기들은 약재로 취급받아 높은 가격에 팔렸다고 전해집니다.

홍천귀복은 중국사에서 '한 나라의 군주' 로 분류되는 인물 중 능지처참을 당한 유일한 인물이라고 하며, 중국사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에 능지처참을 당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그의 몸에서 나온 각종 고기들은 약재로 취급받아 높은 가격에 팔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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