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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퇴사한 중소기업 이야기인데, 당시 첫 직장이라 부조리인지도 몰랐던 것도 있고, 딱 1년만 버티자 라는 생각으로 근무한 것도 있었는데, 이제와서 다시 생각해도 굉장한 기업이었습니다.
당시 근로계약서를 쓰는 첫 날을 지금까지 기억이 나는데, 갑자기 제게 "첫달 급여의 30만원은 퇴직시 준다." 라는데, 궁금해서 이유를 묻자 회사의 퇴사율이 높아 퇴사시 준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런 대우를 받고도 이해하고 넘어간 저도 웃기지만, 그렇게 1년이 지나고 퇴사할때, 30만원을 끝까지 안 주려고해서, 결국 노동청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회사의 직원들이 직접 청소를 했는데, 당시에 1년 차 직원이 청소를 하다가 헤드를 망가트렸던 일이 있었습니다.
팀장이 청소기를 보더니 "이 청소기가 10년도 더 된 청소기인데 왜 고장을 내지?" 라는 말을 하면서 꼽을 주더군요.
상식적으로 청소기를 10년이나 넘게 썼으니 이제 고장날때가 됐겠거니 할 터인데, 이 팀장이라는 사람은 10년동안 잘 쓰던 걸 니가 왜 고장내냐 라는식으로 장장 일주일이 넘도록 꼽을주고 갈구더군요...
참다참다 결국 그 1년차 직원이 청소기를 새거로 직접샀고, 바로 퇴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생각나는 사건은, 저는 여유로운걸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일찍 출근하는 편에 속합니다. 9시까지 출근이라고 하여도 7시50분 ~ 8시 10분 사이에는 항상 회사에 와서 커피도 마시고 업무 준비를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8월 한 여름에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켰는데, 9시 즈음에 대표가 들어와서는 갑자기 표정이 안 좋아져서는 "오늘 점심시간에 어디 나가지마라, 직원 전체회의 한다" 라고 발표합니다. (직원 총 8명에 대표 가족 지인포함 해서 입니다)
그렇게 목소리를 깔면서 한다는 게.. 회의 주제가 무려.. 아침 에어컨은 누가 켰는가?? 기가 차서..
저는 듣자마자 놀라서 "죄송합니다. 출근했는데 너무더워서 제가 켰습니다." 한마디 했는데, 대표가 한숨을 쉬더니 앞으로 본인 이외에는 에어컨 건들지말라고 하며 회의를 종료했습니다.
이후에 그 팀장한테 계속 갈굼 당했습니다, 집에서도 에어컨 켜냐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들으면서... 진짜 어떻게 1년을 버텼는지... 하
그리고 원래 직원이 15명 정도는 있었는데, 얼마나 회사가 직원을 못살게 굴었는지, 퇴사율이 진짜 어마무시하게 높아서 1년 다니는 사이에 8명 이하로 반토막 났을 정도 였습니다.
진짜 없는 복지라곤 전무한 수준의 중소기업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하나 있던게 대표가 항상 강조하던 식사제공 이었는데, 이게 왜 복지인지는 아직도 의문이긴 합니다.
일단 한 달에 5만원씩 식대를 받았고, 그리고 서울가서 한 달 5만원에 어디서 밥을 먹냐며 굉장히 침튀기며 강조를 했는데, 근데 밥이 맛있으면 모를까.. 반찬이 진짜 형편 없었습니다.
입사한지 얼마 안 됐을때 계란 후라이가 나와서 아무것도 모르고 2개를 집었는데, 뒤에 사원이 내 어깨를 팍잡더니 귓속말로 "그러면 한 명이 못 먹잖아요" 라고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전체회식을 해서 조리이모 하시는 분도 왔었는데, 제 옆자리에 앉아서 조금 친해지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조리이모가 저한테 웬만하면 밥먹지 말라고 하시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대표 마누라가 어디서 구해오는지는 모르겠는데 식재료 (간장,설탕,고춧가루 등등) 다 유통기한 지난 걸 대용량으로 가지고 온다고 자기도 여기서 일하기 싫다고 조용히 이야기하는데...
그런데 정말로 여기서 1년 일하면서 살이 10kg 넘게 빠질 정도로 맛도 영양가도 형편 없었습니다.
그리고 업무를 하면서 항상 카카오톡을 병행 했는데, 어느 날 대표가 부르더니 카카오톡은 업무시간에 금지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제가 카카오톡을 많이 했다는 생각은 커녕 업무적으로 "나에게 보내기" 기능으로 정리한 것도 있어서 말씀드리니 "내가 다 지켜보고 있다." 라는말을 하더군요
그게 무슨말인지 몰랐는데, 대표라는 사람이 항상 나가는 척하면서 차 안에서 CCTV만 보고 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좁은 사무실에 cctv가 4개가 있었는데, 2개만 있는줄 알았기에 나머지 2개의 위치를 알고서 꽤나 충격이었습니다.
그 뒤로 조용하게 있으면 cctv회전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가끔 여름에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서 시원할 정도 였습니다.
그렇게 1년을 꾹 참고 퇴사한다고 말하니, 최악의 중소기업 답게 붙잡으면서 앞으로의 급여인상, 앞으로의 복지향상에 대해 이야기 하더군요
근데 이미 질릴대로 질린 상태여서 단호하게 이야기하니, 퇴사처리를 해준다고는 하는데 퇴직금이 한 달이 지나도록 안들어와서 전화하니 대표가 연락 계속 받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2주 정도 기다리고 바로 신고하려 했는데,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라 참았건만 한 달 지나니 화가나서, 대표님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꾸 연락피하면 신고한다고 하니 바로 돈 입금하더군요.
그런데 입사 한 달차에 못 받은30만원 생각나서, 30만원 달라고 했더니 자기는 모른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노동청에 신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결국 그제서야 30만원 입금하더군요... 하..
솔직히 1년 다니면서 하루하루가 레전드였고, 더 심한 일들도 많았지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당시에 일했던 사람들이랑 간간히 만나면 진짜 매번 회사욕을 신명나게 하지만 어떻게도 매번 다른사건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술안주거리가 줄어들지를 않는지도 참 신기합니다.
그럼에도 진짜 말도 안되는 일들이 많았건만 다 현실이었고, 지금도 계속 같은 방식으로 회사운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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