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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한 사람들의 운명은 비명횡사하거나 영영 잊히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다른 길은 없고, 세계에서 일본만큼 '증발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는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해마다 10만 건이 넘는 실종 신고가 들어오며, 그 중 8만 건 정도는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증발’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증발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말 그대로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리는 것 입니다.

아무도 없는 밤이나 새벽은 가장 사라지기 좋은 시간이며, 증발한 사람들은 모두 여러가지로 실패한 사람들입니다. 입시나 사업에 실패하면 이들은 정상적인 삶을 스스로 포기하게 됩니다.

 

사회가 실패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인데, 개인의 의무와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평가받는 이들에게 회생할 기회는 다시 주어지지 않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증발을 도와주는 업체도 있습니다. 어두컴컴한 새벽이 다가오면 업체 직원들이 검은색 담요와 커튼을 들고 나타나고, 재빨리 창문을 가리고 가구를 포장하는 동시에 가짜 주소를 여기저기 뿌립니다.

 

증발된 사람을 찾는 자들에게 혼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업체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이러한 '인간증발'을 도와주는 '심부름 센터'가 직업으로 존재하며, 그렇게 인간증발 해버린 사람들은 아무런 사회적 혜택도 받을 수 없습니다. 학교도, 병원도 쉽사리 갈 수 없는 처지에 최저임금 보장도 어렵게 됩니다.

실종자, 사망자로 처리된 증발자들은 주민등록이 말소되며, 사회보장 혜택도 말소되고 자녀들은 학교에도 다닐 수 없게 됩니다. 40~50여년간 그는 이렇게 투명인간처럼 살아가게 되는 것 입니다..

사연은 천차만별이지만, 일본에선 빚, 파산, 실직, 이혼, 시험낙방 등 실패로 인한 고통과 수치심을 견디지 못하고 증발하는 사람이 매년 10만명이나 됩니다.

 

 

 

오사카의 가마가사키와 도쿄의 산야 거리는, 과거 일본인들에게 이곳은 없애버리고 싶은 없었으면 하는 도시입니다.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은 범죄자와 부랑자, 노숙자, 빈민들이 득실거리는 지저분한 소굴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들 대부분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어느 날 증발해 버린 사람들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시골이나 산으로 사라지지만 도시 속으로 증발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일본은 1990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수십년간 가장 높은 자살률로 1위를 달성했는데, 이때 당시에 '인간증발' 수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보아 '인간증발'을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자살하는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인간증발'로 주민등록이 말소되면 자살해도 통계에 안잡힐 확률이 존재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비명횡사하는 것입니다.

해당 '증발자'들 말고도 자발적 '인간증발'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히키코모리'라 불리는데, 일본정부는 '일터나 학교에 가지 않고 6개월 이상 사람과의 왕래가 없는 사람'으로 정의하게 됩니다.

현재 일본에선 약 55만명의 히키코모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본의 너무나도 수직적이고 획일화된 사회 때문에 적응하지 못해 자발적으로 사회에서 흔적을 감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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