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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야기/소설이야기

목걸이

여러이야기 2021. 12. 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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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하급 관리 공무원에게 시집 간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은 남들에 비해 월등히 아름다운 외모와 매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외모를 자랑하고 과시하기에는 너무 가난한 남편과 자기 자신의 처지를 그에게 원망하고 있었다.

 

자신의 넘치는 매력과 비슷하게 허영심 역시 많았기 때문에, 늘 화려한 생활을 꿈꾸고 있었고 명망있고 부유한 집안의 남자와 결혼을 꿈꿨지만, 평범한 자신의 집안은 꿈꾸지 못할 일 이었기에, 자기 자신이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그저 인생을 죽이기밖에는 할 게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그녀는 아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와는 상반되게 깊은 내면에 항상 어둠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남편이 초대장 하나를 들고 왔고, 그녀에게 보여주었는데 국무총리 집에서 성대한 파티에 초대하는 파티 초대장 이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표정이 안 좋아지다 갑자기 화를 내며 말했다.

 

“이런 성대한 파티에 입고 갈 옷이 없어요!!”

 

남편은 그런 그녀가 안쓰러웠는지, 자기 취미생활에 쓰기위해 모아 두었던 돈을 옷을 사라고 주었고,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받았다. 그런 그녀의 표정이 썩 싫지는 않은 듯 남편의 얼굴은 이내 빨개지며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 돈으로 옷을 산 그녀는 기뻐하는 것도 잠시, 또 다시 불행한 마음이 들게 되었다. 물론 방금 산 옷은 마음에 들었지만 이런 멋진 옷에 걸칠 장신구가 마땅히 없었기 때문이었다. 

 

별 수가 없던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자기가 아는 친구중에 가장 부자인 친구를 통해,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렸고, 아주 만족스럽게 그 목걸이를 차고 파티에 가게 되었다.

 

그날 밤 그녀는 국무총리댁의 성대한 파티장에서 그 어떤 여인들보다 아름다웠고, 그 자리의 모든 사람의 이목과 주목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당연히 그 자리에 있던 여인들의 시선은 그녀에게 쏠렸고, 거기엔 시기, 질투, 부러움이 모두 섞여 있었다.

 

그녀는 아주 만족스러워 했다. 자기가 이때까지 살아온 인생중에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꿈과같은 순간이었기 때문에, 더할나위 없는 하루를 보냈다.

 

너무도 기분 좋게 파티장을 나와 이내 집으로 왔을 때, 그녀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마는데.. 목에 걸려 있어야 할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없어지고 말았다.

 

남편과 다시 목걸이를 찾기 위해 거리에 나섰고 아무리 파티장을 둘러보고 근처를 찾아봐도 결국 목걸이는 없었다. 일단은 부잣집 친구에게 목걸이 끈이 끊어졌다는 핑계로 시간은 벌고, 여러 보석상을 수소문해서 최대한 똑같은 목걸이를 찾아 사서 줄 수밖에 없었다.

 

목걸이의 가격은 6억이었으나, 계속 사정하고 사정해서, 5억 5천까지는 가격을 절충해 준다고 했다. 그 사이에 잃어버린 목걸이를 찾게 되면, 5억 3천까지 돌려준다는 약속까지 받은 후, 구매를 결정 하였다.

 

남편이 가진 재산과 집을 정리해서 3억까지는 어떻게든 모을 수 있었으나 나머지 2억 5천은 아는 지인들에게 빌리고, 고리대금을 써 가면서 모아야 했다. 2금융, 3금융 은행에 빚지기도 했고, 많은 담보를 건 증서를 쓰기도 했고, 사채업자와의 계약도 있었다.

 

그렇게 1억, 5천, 3천만, 5백만 이런 식으로 이리저리 빌렸다. 평생을 일해서 갚을 수나 있을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이리저리 싸인하고 서명했으며 그렇게 겨우겨우 5억 5천을 맞출 수가 있었다.

 

앞으로 두 부부에게 닥칠 미래와 불안감 정신적인 고통 절망적인 생활을 생각하면서 보석상에 갔다. 그 보석상 계산대 위에 5억 5천 이라는 돈을 지불 한 뒤, 보석상자에 담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네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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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목걸이를 들고 빌렸던 부잣집 친구에게 돌려주러 갔을 때, 혹시라도 열어보고 목걸이가 바뀐 걸 알아채면 어떡하지 조마조마 하였다. 그리고 부잣집 친구는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

 

“좀 빨리 돌려줘야지.. 나도 언제 쓸지도 모르잖아?”

 

애초에 부잣집 그녀는 보석상자를 열어보지도 않은 채 받았다. 혹시나 마음속으로 그 상자를 열어볼까 두렵고, 다른 목걸이인 것을 눈치채서, 자기를 도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으나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그녀는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과 빈민들의 고통을 그리고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몸소 체험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녀도 그 점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이제 앞으로 예전처럼 사치스런 생활도, 멋진 옷도, 좋은 곳에 가서 맛있는 식사도, 이 모든 것을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 한 켠으로 슬픔이 밀려오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집에 있었던 파출부를 내 보내고, 집도 아주 작은 다락방으로 옮기게 되었다.

 

그녀는 해봤던 일도 없었고, 마땅한 재능도 없었기에, 그녀가 오히려 남의 집 파출부로 들어가, 빈민들이나 한다고 생각했던 설거지, 빨래, 청소를 하게 되었다.

 

비단결처럼 곱고 아름다웠던 그녀의 손은 점점 거칠어지고 미워졌으며 이내 다 닳아가기 시작했고, 무언가 물건을 사려고 했을 때 백화점에나 갔었던 그녀는, 이제 세일마트나 동네슈퍼, 길거리 시장에 가서 물건을 샀다. 그렇게 가난에 찌들며 살아가게 되었다.

 

매달 빚에 허덕이며 겨우겨우 하루 끼니를 때웠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은 밤 늦도록 일을 했다. 그는 하급 공무원이지만 그래도 공무원인 만큼 나름의 커리어로 인정받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의 일이 끝나면 자기 아래 직원들이 했었던 싸구려 문서작업이나 서류정리도 돈이 된다면, 도맡다 했고, 집에 빨리 가는 날보다 늦게 가는 날이 더 많았다.

 

이런 생활이 거진 10년이나 계속 되었다. 그런 고생을 하고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모든 빚을 다 갚게 되었다. 물론 도중에 여러 가지 위험도 따랐다.

 

빚을 갚을 기한이 지나 사채업자에게 끌려도 갔었고, 지인들에게 빌렸던 돈을 갚지 못해, 신용과 인망 모두를 잃어서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까지 찍히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시달릴 일은 없다.

 

끝이 없을 줄 알았던 원금과 이자들은 악착같이 줄여 나가면서 결국 모두 갚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그 어떤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미모와 매력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그저 아주 억센 아줌마의 모습처럼 폭삭 늙어버렸다.

 

지독하게 드세고 우락부락한 표정하며 가난에 찌들대로 찌들어버린 그녀의 모습은 정말 볼품이 없었다. 머리는 빗지도 않아서 헝클어 질대로 헝클어지고 옷도 몇 일을 안 빨았는지 볼품없이 주름져 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빚을 다 갚아 한가해진 요즘 가끔 공원에 앉아서 그때 그 생각을 하곤 했다. 그 시절 파티장에서 그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고 남들이 아주 부러워하는 그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그 때를.. 이따금 그런 생각을 한다.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이제 후회한들 소용없다는걸 알지만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공원에서 부잣집 친구를 보게 된다. 자기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는 그 친구는 아직도 젊고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였다.

 

그녀는 가슴이 미어지고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내 그녀는 목걸이의 진실을 말하기로 결심한다.

 

이제 빚도 다 갚았고, 무엇이 겁나서 그녀의 친구를 피하려 든단 말인가? 그녀는 그녀의 친구에게 다가간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물론 부잣집 친구는 누군지 알아채지 못한다. 이렇게 억세고 추한 꼴을 한 아줌마는 생전에 친구처럼 지낸적이 없는 그녀기에..

 

 

“누..누구시죠? 사람을 잘못보신 것 같으신데..”

 

“나야 나.. 로잔..!!”

 

 

얼떨떨하던 부잣집 친구는 재차 확인하며, 놀란 얼굴로 다시 말을 이어갔다.

 

 

“로..로잔!? 너 정말 많이 변했구나!”

 

“그래.. 나 변했어. 무척이나 고생을 했단다. 근데 그게 너를 만나고 나서부터야, 다 너 때문이었어!!”

 

“나..나 때문에?? 그게 무슨 소리야? 로잔..!!”

 

“너 혹시 기억나니? 그 다이아몬드 목걸이 말이야.. 내가 국무총리의 파티에 가기 위해 너에게 빌렸던 그 목걸이..”

 

“응.. 기억해, 근데 그게 어쨌다는 거니?”

 

“그 목걸이를 내가 잃어버렸었어.”

 

“뭐라구? 하지만, 바로 돌려줬잖아?”

 

“그렇지.. 그래 아주 비슷하지? 사실 다른 목걸이야! 정말 딱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구나, 그 목걸이의 빚을 갚기 위해.. 우리 사정을 잘 알겠지만 아무런 재산도 없는 처지에선 그리 쉽지 않았단다.. 아무튼 겨우 다 갚았어. 이제 난 마음이 편해.”

 

 

부잣집 친구는 그대로 멈춰서서 그녀를 응시했다.

 

 

“잃어버린 내 목걸이를 대신해서 다른 목걸이를 샀단 말이야?”

 

“응.. 그래. 너 전혀 몰랐구나? 하긴.. 최대한 똑같은 목걸이를 찾아서 샀었으니까..”

 

 

로잔은 자랑스럽게 웃으며 이야기 했다. 잠시 뒤에 부잣집 친구는 이내 숨이 막힌 채로, 그녀의 두손을 꼭 쥐며 말을 이어갔다.

 

 

“어쩜.. 이걸 어떡하면 좋니? 로잔..!! 내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가짜였어... 기껏해야 100만원밖에 나가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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