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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0대의 공무원 시험 준비생 입니다.
이 나이를 먹고 아직까지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것이 굉장히 속상한데, 그 와중에 요즘 드는 생각은 뭔가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 학창시절엔 좋은 대학에만 가면 인생이 피는 것이라고 세뇌되어 자랐고, 이런 말을 했던 어른들은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통해, 자식이나 제자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도록 동기부여를 주기 위한 이야기라 생각은 하지만, 지금은 그저 사람의 정신을 세뇌시키는 위험한 발언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믿고 자라고, 살아가기 때문 입니다.
이 부분이 가장 무섭긴 한데, 지금 제가 어른이 된 시점에서, 과연 그 당시 어른들이 했던 이야기들이 사실인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저도 나름 어릴 때 부터, 사고 한 번 치지 않은 채, 미래를 위하 꾹 참고 참으면서, 기계처럼 공부만 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한국에서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대학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이 전부가 아니었고, 현재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어떤 날에는 공부하는 독서실이 시내에 있는데, 근처 카페에서 파는 시원한 커피를 한잔 하고 싶은데 가격이 2,000원 이었고, 그 돈이 아까워서 주저하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 테라스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온 몸에 문신을 한 양아치 같은 남자가, 완전 연예인처럼 이쁜 여자를 옆에 끼고, 커피를 거침없이 시키는데, 제 모습이 너무도 처량하고 초라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나가서 봤더니 차도 그 나이에 벤츠를 타고 다니더군요
물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전부는 아닐꺼고, 저 양아치 같은 남자가 타고난 금수저 일 수도 있고, 젊은 나이에 큰 위험을 감수해서 떼돈을 벌었을 수도 있고, 그냥 생각없이 하루살이 같은 인생 막장의 카푸어 일지도 모릅니다.
근데 저는 누구나 가장 빛나는 20대에, 단 한 순간이라도 화려하게 살고 싶었고, 그렇게 살고 있는 저 사람이 부럽기만 했습니다. 인생막장 카푸어라면 나중에 망가질대로 망가질 수도 있겠지만, 하루를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도, 인생이 망가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찐개찐인데 이왕이면 화려하게 불꽃을 태우다 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에 느끼는 감정은, 욕심이나 욕망이나 리스크를 참고 감수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슴속에 어떤 욕망이 있을지 모르는데, 너무 절제만 하고 공부만 한 채로 살아 온 건 아닌지 후회가 들곤 합니다.
어린 시절에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다들 들어 보셨을 겁니다. 저는 어릴 때 부터 개미로 사는 것을 자랑스럽다 생각 했는데, 지금와서 보니 개미와 베짱이의 이야기는, 행복과 성공에 아무란 상관이 없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습니다.
오히려 굳이 따지고 들면, 정반대 인 것 같습니다. 베짱이가 훨씬 더 행복하고 즐겁고 재미있게 잘 사는 것이 현대 사회이지 않을까 하네요
제가 운이 좋아서 공무원이 되고 나서, 안정성을 기반으로 월 200~300만원을 꾸준하게 벌면서 살아도, 인생에 아무런 반전도, 재미도, 즐거움 없이 지루한 인생이 펼쳐질 거라는 생각을 하니, 오히려 우울해 지기만 하네요
그와 반대로 안정성은 제로에 가깝다 하여도, 인생이 스펙타클하고 반전이 있고 지루할 틈이 없는 그런 인생이 더 좋아보이기 까지 합니다. 둘다 가질 순 없겠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과 같으니..
참고 묵묵하게 사는 시대는 이제 끝나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사는게 맞지 않을까 하네요
이제는 개미로 묵묵하게 사는 시대는 끝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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