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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67년, 문화대혁명의 광기가 중국을 감싸던 시기, 중국은 소련, 미국의 냉전에 발 맞춰 우주개발에 힘쓰고 있었습니다.

중국 첩보부는 소련과 미국이 외계인과 접촉하려는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 서부 산악지대에 거대한 외우주 전파청음초를 건설하여 두 슈퍼파워에 뒤지지 않으려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뜬금없게도 미국도, 소련도 아닌 중국이 최초로 외계인과 교신할 수 있는 거대 통신장치를 건설하게 됩니다. 중국 과학자들은 환희에 차서 외계인들의 첫 연락을 해석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외계인은 중국의 환영메세지를 수신하자마자 대충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우리 문명은 태양이 세개를 공전하는 행성에서 발전했고,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새로운 식민지를 찾지 못해 몰락해가고 있어..! 당신들 미쳤어? 그런 문명에게 환영메세지를 보내? 전파침묵을 지켜! 너희 행성만큼 잘 숨겨져있고 좋은 환경이 있는 행성은 별로 없다고...! 멸종되고싶어서 환장한거야? 다시는 연락하지 마!》

 


미지의 외계에서 처음으로 들린 환영 메세지는 이렇게 돌아왔지만 차라리 다행이었습니다. 중국의 첫 메세지가 양심적인 외계인이 목숨을 걸고 보낸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던 것 이었습니다.

나중에 밝혀지는 이야기지만, 이 메시지를 보낸 외계인은 평화주의자이며, 인류를 돕기 위해 자신이 수신한 전파의 위치를 끝까지 발설하지 않다가 외계정부에게 처형당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 외계인의 조언을 들었다면 인류는 멸망하지 않았을겁니다.

아무리 문화대혁명에 미친 중공이었어도 이런 조언을 그냥 무시할 수 없었기에, 그들은 우주적 무선침묵을 시작했습니다. 우주에 강한 전파를 보내는걸 멈추게 된 것 입니다.. 중공은 이 우주문명을 '삼체(세 개의 별을 공전하는 천체)' 문명이라 이름붙이고 전 세계 열강들에게 사실을 공유하여 우주 교신프로젝트를 파기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중공이 만든 문화대혁명이라는 죄악은 곧 그 죄과를 인류 전체와 함께 치루게 됩니다.

외계인 교신프로젝트에 참가하였던 여성 천체물리학자 '예원제'는 문화대혁명 기간에 가족들을 잃고 자기자신도 반동분자로 낙인찍힐뻔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녀는 이런 경험속에서 심각한 인간혐오를 겪으며, 이 세상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게 됩니다.

그녀는 외계 교신 프로젝트와 문화대혁명이 모두 끝난 개혁개방 시기부터, 지하에서 암약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그녀는 옛 전파망원경을 통해 삼체 문명에게 지구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는데 성공하였고, 삼체 문명은 광속의 1/10의 속도로 400년간을 항해하는 거대한 정벌전쟁을 기획합니다.

주인공이 중국인이긴 하고, 주인공이 예원제의 음모를 밝혀내긴 하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습니다. 아득히 발전한 삼체문명이 400년 뒤 공격해올 것은 너무도 확실한 상황이었고, 이미 삼체문명은 양자화된 컴퓨터를 지구 전체에 쏘아 보내는 방식으로 전자전을 벌여서 400년간 최대한 지구인들의 과학기술발전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인류는 생존을 위해 400년간 단결하여 지금으로써는 상상조차 못할 수준의 무기들과 과학기술을 쏟아냅니다. 거대한 우주전함들이 수천척씩 찍어나왔고, 온 나라들이 인류 생존을 위해 막대한 군비를 쾌척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중국식 인간찬가가 잠시 등장하지만 이것도 서술의 장치일 뿐입니다.

400년간 인류가 준비한 대함대는 삼체인들의 정찰선에 흠집조차 주지 못하고 수십분만에 전멸했습니다. 오직 처음부터 도주 할 계획이었던 일부 중국전함들만 살아남아 외우주로 도망쳤습니다.

인류는 준비해둔 모든 수단들이 박살나자, 마지막 수단을 생각해냅니다. 바로 외계인 평화주의자가 마지막으로 전달했던 내용 《전파침묵을 지켜!!》라는 경고를 역으로 이용한 것입니다.

인류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외우주에 중력파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인류는 진실을 깨닫습니다. 은하계에는 인류를 벌레로 볼 만큼 발전한 수많은 문명이 억겁의 거리만큼 떨어진 채로 상호발전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서로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얼마나 강력한지 가늠조차 할수 없었고, 관측해낸다 해도 수만 광년이 떨어져 있었기에 관측한 당시쯤은 초월적으로 발전했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문명들은 서로에 대한 무한한 공포만을 가질 뿐이었습니다. 큰 고기를 삼킨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언제든 더 큰 고기가 있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문명의 척도인 기계전파가 잡히는 곳마다 그들을 확정적으로 파괴하기 위한 무기를 겨눈 채, 영원한 전파침묵에 들어가있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우주에서 외계문명들의 전파를 잡지 못한 이유도 그때문이었던 것 입니다.

 

 

 

삼체인들은 지구인들의 행위에 경악하며 휴전을 요구하지만 이미 늦어버렸습니다. 어디에 존재하는지도 알 수 없는 초고대문명들은 지구인들과삼체 인들의 전쟁을 눈치챘고, 그 순간 삼체의 모행성은 초신성에게 삼켜졌습니다.

물론 지구또한 2차원 수준으로 접혀버린 채 순식간에 멸망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인류는 연합함대를 배신하고 도망친 배신자 중국함대 일부만 남았으며, 이들또한 부족한 자원과 연료를 두고 내전을 벌이며 기나긴 황혼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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