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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쪽 17번 고속도로 변 길가에서, 36세의 한 젊은 여성이 총상을 입고 사망하게 됩니다.

 

그녀의 버려진 차와 싸늘한 시신을 보게 된 지나가던 운전자가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하게 됩니다.

 

 

사인은 자살로 판명 되었으며, 사망자의 이름은 아이리스 장으로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였으며, 직업은 작가였습니다.

 

 

1997년 그녀가 쓴 <난징의 강간>은 광범위한 자료조사와 체계적인 증거제시, 그리고 수많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수집하여, 난징대학살에 관한 기념비적인 저서로 평가 받았습니다.

 

이 책은 난징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림은 물론 그녀를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작가로 만들어 주게 됩니다.

 

 

대한민국에도 <역사는 힘있는 자가 쓰는가> 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판되었고 그녀의 저서는 난징의 참상을 신랄하게 고발하지만, 이를 중화민족주의적 관점이 아닌 철저하게 '인권'의 관점에서 다루었습니다.

 

그녀의 다른 작품은 '중국계'로서 미국에서 겪어야 했던 일들에 대한 감정과 묘사들이 나오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것을 철저히 배제하여 작성 되었습니다.


아이리스 장의 조부모님 역시 일본군의 난징에 진입하였을 때 그 현장에 있었으며 겨우 탈출하여 목숨을 구한 사람들 입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을 지지하여 공산당이 승리하자 국부천대에 합류하여 대만으로 갔다가, 이후 다시 미국으로 이민하게 됩니다.

 

아이리스 장은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대만) 정부 모두 난징학살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한다고 비판하였습니다.

 

책에서 그녀는 청나라가 조선을 식민지화 하려고 하였던 조치를 비판적으로 언급하고, 또한 일본인들 중 과거사를 반성하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강조하는데, 그녀가 전하는 이야기 중에는 난징대학살의 현장에서 학살자 중 한명으로 있었으나,

 

평생 이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살았던 한 일본인 치과의사(그는 자신의 병원에 난징의 처참한 모습을 담긴 자료들을 전시하여 방문객들에게 그날의 비극을 알리는 등 자신의 죄과를 깊이 참회함)에 이야기 등도 실려있으며,

 

일본에서 과거사의 반성을 촉구하던 사람들이 '극우세력'들에게 테러 등의 고초를 당하는 이야기를 함께 다루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총 60만부가 팔린 이 책은 정작 일본에서는 출판되지도 못했지만, 일본 극우세력들의 격한 반응을 불러오게 됩니다.

 

그 후 아이리스 장의 <난징의 강간>은 일본에서 출판되지 못하였지만, 그녀의 책 내용을 비난하는 서적들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촌극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아이리스 장은 주미일본대사와 직접 미국의 방송에서 이 문제로 토론을 하기도 하였는데, 그녀는 철저한 증거와 논리로 일본대사가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압승을 거두기도 합니다.

 

 

그리고 책에서 그녀가 언급하였던 '일본의 양심세력'들의 겪었던 고초는 곧 그녀의 일이 되었는데, 일본 극우파들은 아이리스 장에게 끊임없이 협박편지와 전화 등 테러위협을 가하였고, 이는 그녀에게 극도의 스트레스가 되어 돌아오게 됩니다.

 

아이리스 장은 이러한 위협에 계속해서 전화번호를 바꾸었지만, 그럼에도 협박은 계속 되었으며, 나중에는 가까운 지인들과도 전화 대신 이메일로만 연락을 주고 받았고, 친척들에게 남편과 아들의 소식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심리적인 압박과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하여 세상을 등지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이렇게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난징대학살의 생존자들은 난징대학살 기념관에서 아이리스 장을 위한 추도식을 열었으며, 2005년에는 그녀를 위한 별관이 지어지고, 2017년에는 아이스리 장을 위한 기념관이 또한 세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아이리스 장의 비극적 죽음은 추모를 받아, 미니 보트린(난징대학살 당시 수많은 인명을 구한 미국인 여성)의 기념비 옆에, 아이스리 장의 기념비 또한 세워지게 됩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과거를 되풀이 한다."

 

-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의 격언으로, 아이리스 장의 평생 사람들에게 강조하였던 격언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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