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말이라 함은, 빠른 기동력에 탄탄해보이는 몸과 허벅지 등, 누가 뭐래도 로마 기마병들이 말을 타고 적군을 거침없이 밀어버리는 장면일 것 입니다.
사실 그럴만도 한게 인간을 등에 얹고 가장 오랫동안 전쟁터를 누벼온 개체인데, 아주 옛날부터 기마병은 총이 개발되기 전만 해도 무적이나 다름없던 병종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말이 엄청나게 강한 동물이란 이미지가 박히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 될 것 입니다.
삼국지 여포가 적토마에 눈이 돌아서 자기 아버지 되는 사람 배신한 것만 봐도, 예전부터 강한 말에 대한 동경은 엄청났다고 여겨집니다.
이렇게만 보면 굉장히 강해보이는 말이지만, 알고보면 그리 강하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약한 종을 어떻게든 아득바득 전쟁터에 끌고간 인간의 사악함에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얼마나 연약한 동물인지 모를 것 입니다...
말의 모든 약점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그 속도입니다. 누가 뭐라해도 말은 도망가는 속도에 올인되어 진화한 생물입니다.
그리고 다들 알겠지만 진화의 세계는 아주 공평한데, 뭔가에 몰빵되면 반드시 다른 부분이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애초에 달리기에 몰빵되어 있기 떄문에, 그 외에는 굉장히 안 좋은 신체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말 얼굴 보면 일단 그 장엄한 콧구멍이 눈에 들어오는데, 왜 이렇게 콧구멍이 클 수 밖에 없는가 하면, 당연히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 공기를 엄청나게 들이마셔야 되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공기를 들이마시는가 하면, 달릴 때 1분에 1500리터 정도의 공기를 마시게 됩니다.
어느 정도 양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물에 담긴 패트병 1L를 약 1,500개 정도를 1분만에 마시고 내 뱉는다고 보면 되는데,. 그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호흡을 감당하려면 콧구멍이 저렇게 장엄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 입니다.
근데 웃긴 건, 정작 입으로는 호흡을 할 수가 없다는 것 입니다. 저렇게 공기를 들이마시는데, 오로지 콧구멍을 통해서만 호흡을 할 수 있습니다.
뭔 소리냐면 감기 걸려서 코막히면 못 달리는게 문제가 아니라 호흡곤란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것 입니다.
공기도 못 마시는 저 입은 그럼 제대로 된 기관인가 하면, 그런것도 아닙니다.
아마 포유동물 중에서 제일 어이없는 입이라 볼 수 있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말은 구토를 하질 못합니다.
신체구조상 말의 식도는 들어가는 건 가능하나 거꾸로 나오는 건 할 수가 없습니다. 막말로 입구 틀어막고 계속 공기 집어넣으면 터지게 됩니다.
말 내장도 똑같은데, 구토를 못하니 소화불량이라도 걸려서 배에 가스가 차면 그대로 위장이 터지게 되며, 감기 걸려도 생사의 위기이고 소화불량에 걸려도 생사의 위기가 됩니다.
그렇다면 내장은 멀쩡한가.. 그럴리가 없지, 포유동물 중에 제일 어이없는 내장도 가지고 있습니다.
말은 기본적으로 초식동물이라 풀을 먹는데, 풀은 영양가가 좋질 못한데 소화도 더럽게 잘 되질 않습니다.
그런고로 대부분의 초식동물은 어마어마하게 긴 내장을 가지고 있는데, 영양가도 없고 소화도 잘 안 되는 풀을 어떻게든 먹으며 생존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래서 소 같은 경우에는 위가 4개나 있지만, 말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근데 하나 밖에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말은 소처럼 위가 여러개있지 않기 때문에, 대신에 내장의 길이 자체를 엄청나게 늘렸습니다.
말 내장은 총 길이가 30M나 되며, 안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합니다.
근데 문제는 이게 다른 동물들처럼 몸에 딱 붙어서 고정되어 있는 내장이 아니고, 이렇게 길고 큰데 몸 안에서 마음대로 움직이면서 엉키기 쉬운 구조 입니다.
거기다 말은 쌍둥이라도 임신하게 되면, 그냥 죽게 된다고 보면 됩니다.
왜냐하면, 자궁도 작고, 복강도 작고, 가슴도 작아서 뱃속에 딱 한 마리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쌍둥이라도 생기면 어미 말은 고통만 받다가 배가 터져서 세마리 모두 죽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하는 것 입니다.
심지어 임신기간은 인간보다도 긴 11개월이나 되는데, 오죽하면 쌍둥이 출산이 기적적으로 엄마가 죽지 않고 성공해도, 망아지 둘 중 하나는 무조건 기형이고, 심하면 둘 다 기형으로 찌그러져서 태어나게 됩니다.
말이 제대로 된 쌍둥이를 출산할 확률은 1만분의 1 밖에 안 되서 제대로 성공하면 동네방네 소문나고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기적적인 일이 되는 것 입니다.
암컷만 이렇게 괴로운게 아니라 수컷도 비슷한데, 발기까지는 진짜 하루종일 걸리지만, 정작 사정은 10초면 끝나는 조루 입니다.
사실 인간이 이상하게 오래 교미를 하는 종족이고 자연에서는 생존을 이해 조루가 정상이긴 한데, 그래도 그 어마어마한 크기와 달리 내실이 없다고 보여집니다.
이렇게 호흡기와 내장모두 좋지 않으면, 적어도 몸은 튼튼할 것 같지만.. 알고보면 몸도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전쟁영화나 경마장에서 나오는 화려한 모습과 달리 말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연약한 동물 입니다. 그것도 제일 튼튼해야 할 거 같은 다리가 제일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말을 자세히보면 몸은 비대한데 반해 다리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얇은데, 해부학적으로 봐도 말의 발은 굉장히 이상하게 생겼습니다.
발바닥으로 서 있도록 진화한 것이 아니라 발가락이 하나로 합쳐진 하이힐 위에 서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그런 구조의 하이힐은 내구도가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말 다리뼈는 빨리 달리는데는 최적화 되어있지만 충격엔 굉장히 약합니다.
근런데 문제는 말 자체가 자기 다리뼈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준다는 것 입니다.
말은 500kg은 가뿐히 나가고 무거운 개체는 1톤에 육박하기도 합니다. 1톤이면 마티즈 같은 경차보다도 무거우며, 그 무게가 땅바닥에 딱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이쑤시게 마냥 좁은 하이힐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게 되는 것 입니다.
.
이러니 다리뼈가 뻑하면 부러지는 것도 당연하고, 구조가 구조인지라 한 번 부러지면 고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말 다리를 보면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랑 똑같이 항상 당기는 장력을 받고 있는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말 다리를 자세히 보면 엄청 빳빳하고 땡겨진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십자인대와 피부조직들이 말 다리를 땡기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발을 24시간 땡겨주고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빨리 뛸 수 있지만,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을 커터칼로 긁게 된다면.. 핑하고 튕겨올라가면서 말리는데, 그게 말 피부에 똑같이 일어나게 됩니다.
말이 달리면서 살짝이라도 피부가 찢어지면 지금까지 쭉 당기고 있던 그 피부들이 쫘라락 말려서 올라가며, 지혈은 커녕, 피가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됩니다.
요약하자면 이 불쌍한 놈들은 감기 걸리면 호흡곤란으로 죽고, 소화불량 걸리면 배가 터져 죽고, 밥 먹다가도 내장 꼬여서 죽고, 쌍둥이 임신하면 자궁 터져서 죽고, 넘어지면 다리 부러져서 죽고, 기스 나면 과다출혈로 죽는.. 그야말로 지상에서 달리는 개복치나 마찬가지 인 것입니다...
'딥한이야기 > 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징대학살을 고발한 한 여성의 죽음 (0) | 2024.05.22 |
---|---|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었던 인물 TOP 20 (0) | 2024.05.08 |
일본의 자살율이 줄어든 이유 (0) | 2024.05.03 |
상호 합의하에 이루어진 식인행위 (1) | 2024.05.02 |
필리핀에서 억울하게 죽임당한 한국인 (0) | 2024.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