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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한이야기/썰

일본판 문화대혁명

여러이야기 2024. 4. 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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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에도시대를 직접 열었던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인물이지만, 한국에선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밀려 그렇게 유명하진 않은 편 입니다.

 

하지만 그가 일본의 에도시대를 직접 열면서, 구시대의 대규모 반달리즘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도쿠가와는 쇼군이 되자마자 바로 전국에 있는 모든 크고 작은 성들의 갯수를 조사했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전국에 있는 성들의 갯수는 총 3000여개였으나, 도쿠가와는 이 성들 중 170여개만 남긴 채, 모조리 부숴버리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것을 일국일성령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이후로도 신축은 물론 개축, 중축, 복구조차 세세히 허락을 맡아아만 가능했습니다.

 

그렇게 수천 개의 성들은 대규모 반달을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본은 또 다시 1873년에 같은 짓을 반복하게 되는데, 당시에 남아있던 170여개의 성들 중 3분의 2를 허물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었습니다.

 

구시대 유물 청산하고자, 서양화를 이룩하겠다는 메이지 정부의 확고한 의지였습니다.

 

 

이것을 폐성령이라 하는데, 지금도 일본인들은 이때의 폐성령을 흑역사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일본 스스로 자체적으로 수천개의 성을 부쉈고, 거기서 살아남은 성도 대규모 반달을 자행했던 대사건이였기 때문입니다.

 

 

<파괴당한 불상들>

폐불훼석

 

1868년 4월1일 오전 무장한 한 무리가 히에신사 경내에 난입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신관(神官) 출신의 신위대(神威隊) 50명, 인부 50명, 히에신사의 사사(社司)와 궁사 20명 정도로 구성된, 이 무리는 새 정부의 취지라고 하면서 스님들에게 본전(本殿)의 열쇠를 요구합니다.

 

스님이 거절하자 그들은 경내로 들어가 불상, 불경, 불구 등을 닥치는대로 파괴하고 불을 질렀습니다. 이때 불타버린 불상, 불경, 불구 등이 124점에 이르고, 귀금속 장식품 등 48점이 약탈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사건의 직접적인 발단은 정부의 한 포고령이었습니다. 1868년 3월28일 신기사무국은 '불상을 신체(神體)로 삼는 신사는 이후부터 바꾸도록 하고, 본지(本地)라 하여 신사에 안치한 불상 혹은 방울, 범종, 불구 등을 조속히 제거할 것'이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포고령이 결국은 불상, 불경, 불구 등을 파괴, 소각하는 반달리즘으로 번진 것이였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형태의 사건은 히에신사에 한 곳에서 그치지 않고 일본 전역으로 퍼지게 됩니다

 

당시 일제는 천황을 정점으로 하는 제정일치의 사회가 전통신앙이며, 천황가(天皇家)의 신앙이기도 한 신도에 의해 운영되는 것을 지향했습니다.

 

이를 위해 신정부는 그때까지의 신불습합을 거부하며 신도와 불교를 엄격히 구분하는 신불분리령을 포고하였고, 이것이 폐불훼석이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폐불훼석으로 파괴당한 불상>


그 피해는 이로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메이지 정부를 수립했던 사쓰마 번에서는 막부가 붕괴하기 전부터 이미 폐불훼석이 철저하게 이루어졌으며, 1616개의 사원이 강제 폐업 당했고, 당시 2966명에 달했던 승려 중 약 1000명이나 체포 되는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그 밖에도 승려들에게 육식을 강요했으며, 강제환속 사찰통폐합 장제의식 박탈 등 이어지며 대규모 반달리즘 이외에도, 사상적으로도 엄청난 탄압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일국일성령, 폐성령, 폐불훼석은 가히 일본판 문화대혁명으로, 중국에서 마오쩌둥이 소림사를 부수고 공자묘 파헤친것처럼, 일본은 그보다 100년 일찍 자기들 문화재를 직접 손으로 다 때려 부순 것입니다.

 

근대 동아시아에서 이보다 더 큰 규모의 큰 반달리즘 사건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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