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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40대 후반의 여성 주부 입니다. 

 

저는 대학교 시절에 신입생으로 입학 했었고, 남편은 복학생 오빠 관계로 만났고, 큰 딸에겐 미안한 이야기 이지만, 술김에 사고로 인해 임신하여 결혼한 케이스 입니다. 

 

다행히도 양가 부모님들이 흔쾌히 결혼을 허락해 주셔서, 저는 휴학해서 큰 딸 낳고 곧바록 복학해서 학교 졸업 하였고, 곧바로 직장 생활도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둘째가 생긴 뒤로는 회사는 퇴사했고, 딸과 아들 둘 낳아서 잘 키우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한동안 술을 끊게 된 계기는 바로 둘째를 낳던 날, 술에 취해 오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출산 예정일 보다 일찍 나오긴 했지만, 회사 회식으로 인해 당시에 삐삐를 해도 확인하지 못했고, 만취한 상태에서 집에서 잠에 들었기 때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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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다행으로 친정언니와 연락이 닿아, 큰 딸을 맡길 수 있었고, 친정 부모님이 오셔서 무사히 출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양가 부모님에게 남편은 호되게 혼쭐이 나고, 물론 저한테도 엄청 혼났기 때문에 그 이후로 술 자체를 멀리 하더니 결국 끊었습니다. 

 

남편이 술을 끊겠다고 결심했던 날에 했던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이 나곤 하는데, 큰 딸이 결혼하는 날까지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딸 애가 결혼하는 날이 바로 다음 주 토요일 입니다.

 

저희 아버지와 시아버님이 돌아 가셨을 때도, 직장생활 하면서 수 없이 겪었을 술 자리를 거절하고 참던 사람이, 다음 주 부터 술을 마신다고 하더군요

 

묵묵히 내 뱉었던 그 한마디가 왜 이리 슬프게 다가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주에 결혼식 끝나고, 제 아버지 산소 갔다가 술 한잔 하고 싶다고 하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나오더군요. 이 사람이 그 동안 가정에 얼마나 헌신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랬던 거 같아요

 

용돈을 줘도 그 용돈 모아서 딸아이, 아들내미 선물 사서 주고, 제 생일 한 번을 지나친 적도 없었고, 제가 좋아하는 참치나 게장을 본인은 먹지도 못하면서 그런 식당에 계속 데라다 줬거든요

 

그래서 제가 술 한잔 하면 안주 필요하지 않겠냐고, 뭐 만들어 줄까? 하고 물어보니, 그 대답에 다시 또 눈물이 났습니다.

 

김치찌개, 당신이 해준 고기 듬뿍 넣은 김치찌개가 참 좋다고 하는데 이 말 듣고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제가 둘째 낳고 했던 모든 이야기가 이 사람한테는 비수가 되었던거 같고, 아들이 군대 갈때도 술 한잔 따라주지 그걸 아직도 참고 있냐고 꽁해있지 말라고 했던 그 말이 생각나서 더욱 미안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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