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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미래에게 달성할 수 없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의 추억에 이토록 집착 하는 것은, 과거가 더 나았던 삶이어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더 익숙해서 그랬을까요?
저는 어릴 적에 즐겨하던 '콘트라' 라는 게임을 떠 올릴 때, 그 시절의 80년대만 떠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80년대 추억을 떠 올리던 00년대 초반도 같이 생각하게 됩니다.
제 기억엔 이미 끝도 없이, 수도 없이, 셀 수조차 없는 복사된 추억이 되어 있는 겁니다.
거기엔 수 많은 필터와, 풍화를 겪고 또 겪은 추억인 셈 인것이죠
물론 제가 한참이나 '콘트라'라는 게임을 잊어버리던 그 공백기 동안에는,
큰 구멍이 난 것처럼 없던 것이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가 가지고 있었던 '콘트라' 게임팩은 어떻게 했는지 아십니까?
팔았어요, 정말 쉽게 팔아 넘겼습니다.
닌텐도 64가 나왔을 때, 가지고 있던 게임팩 모두들 들고, 주변에 있던 장난감 가게 '펑코랜드'에 가서 팔아 버렸습니다.
'콘트라'는 이렇게 추억을 논하고 있는 것에 비해 현격히 저렴한 '7 달러' 였고, 저는 흔퀘히 받아 들였습니다.
그 '7 달러'로 제가 뭘 했는지 아십니까? 근처 가게에 가서 샌드위치 하나 사 먹었습니다.
지금에서는 그 샌드위치의 맛을 세세하게 기억하진 못합니다. 그저 양배추가 있었던 정도?
지금 저에게 '그 샌드위치 어땟어요?' 라고 묻는다면, '지금 무슨 소리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라고 대답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콘트라' 게임은? 제 기억에 세세히, 아주 면밀하게 자리 잡혀 있습니다.
가끔 어떤 것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위해선, 잠시 잊고 살아야 할 때도 있는 법 입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생각난다면, 언제나 변함없이 저를 반겨주게 되는 것 이지요
물론, 다른 모든 것들은 바뀌 었을지도 모릅니다. 현재도 바뀌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제 삶은 급격히 변화했고, 제가 살던 이 세상은 더욱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 플라스틱 껍데기 속엔, 저 뿐만이 아니라,
여러분의 어린 시절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간 것처럼 담겨져 있을 겁니다.
회로 기판에 담긴 데이터 조각처럼, 읽을 수만 있는 기억이지만,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는 이 게임팩은, 패미컴에 넣기만 해도 여러분의 기억은 돌아가기 마련 입니다.
여러분은 얼마든지 돌아갈 수 있습니다.
순수했던 그 어릴적 여름날로, 인터넷도, SNS도, 스마트폰도 없었던 시대로 돌아가게 되는 것 입니다.
콘트라에 나오는 주인공들 처럼, 친구들과 물총을 들고 물총싸움을 할 수도 있고,
놀이터에 나아가 그네위에 올라가 쇠사슬을 잡고 폼을 잡기도 하는 것 입니다.
뛰어 내리는 순간 풀 위에 구르면 그게 바로 정글인 것 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환상적인 세상을 만드는 재능과, 생동감이 넘치는 상상력을 통해 뒷마당에서 펼치던 모험들은, 우리가 도트로 찍힌 군인들이 에일러인과 로봇을 박살내는 것을 보고 배운 것들 입니다.
그것이야 말로 '콘트라' 그 자체 입니다.
여러분들은 어쩌면, 과거의 친구들과 더 이상 연락하지 않고 지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추억이 새겨진 게임을 다시하면 그 친구들을 생각 할 수 밖에 없을 것 입니다.
그리고 우연이 겹친다면, 그들도 세상 어딘가에서 그 때를 추억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아직도 그 시절 안방 바닥에서 여러분 옆에 앉아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제 어쩌면, 여러분은 불행하게도 더 이상 없는 가족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분들도 여러분이 게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낯선 사람들과 고전 게임을 주제로,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런 것이 굳이 화를 낼 이유가 될 순 없겠지요
그렇게 가장 간단한 형태의 즐거움을, 그저 다른 사람에게 '혹시 콘트라 했던 거 기억해?' 라고 묻는다면
답이 '이런 씨발, 당연하지!!' 일때 느낄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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