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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사라졌을 때 느끼는 상실감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닥칠 운명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몹시 고통스러울 정도니까 말입니다.
아팠을까?, 우리가 그들을 홀로 두었을 때 무서웠을까?, 이별을 받아들이고 나아가는 완벽한 때는 언제일까?
가장 고통스러운 사실들 중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고통을 동정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그냥 딴 거 하나 사."
"사람을 잃은 건 아니잖아."
"그냥 개일 뿐이야."
물론 그들이 친절하게 굴려고 한다는 것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인간들은 정말 이런 동정을 표하는 데에 형편없고, 이는 다른 것보다도 우리를 외롭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 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삶에서 반려동물이 필수적인 이유이며,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우리에게 훨씬 헌신적이기 때문에, 동물들이야말로 최고의 사람들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털어놓자면, 밉시(Mipsy)는 제 생명을 구했고, 그녀는 이 비밀을 우리 둘 사이에 간직하게 됩니다.
제 부모님 두 분이 모두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날 밤에, 저는 통제를 못할 정도로 흐느끼고 있었고, 한 손에는 값싼 보드카, 다른 손에는 수면제 알약들을 가득 들고 있었습니다.
저는 누가 날 그리워하겠냐고 자문하며 더욱 심하게 울면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보더콜리 견종은 보통 에너지로 가득 차 활기차다고 알려져 있지만, 밉시는 그 날 밤 제게 필요한 게 뭔지 알았고, 그녀는 제 무릎에 머리를 기댄 채 제 곁을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방을 나간 뒤, 나를 홀로 두었을 때 최후의 한 모금을 마시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살아있고, 그녀는 절대로 내 곁에서 스스로 떠나지 않았으며, 30번째 생일까지는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업무를 마친 뒤 집에 돌아왔는데 그녀가 보이지 않자, 저는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했고, 집 밖의 들판을 이틀동안 뒤지고 다녔습니다.
아이오와(Iowa)의 데이븐포트(Davenport)에는 넓은 들판이 매우 많았지만, 마침내, 그녀를 찾는데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긴급하게 짖는 소리가 들린 것입니다. 소리를 쫓아가자 작은 둑에 도달했고, 그녀는 그 곳에 작은 쇠로 된 우리에 갇혀 있었습니다.
저는 공포에 질린 채 허둥지둥 그것을 열고자 했고, 그녀는 내 품에 뛰어올라 적어도 5번씩 내 얼굴의 구석구석을 핥고 싶어하는 듯 했습니다.
저는 손을 너무 떨어서 그런지, 우리 문을 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인 상태였는데...
"내 것에서 손 떼는 게 좋을 텐데."
라며 제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천천히 뒤를 돌아 15피트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남자를 보았고, 그는 샷건을 들고 있었으며, 얼굴에 하얀 수염이 거칠게 자라 있었는데, 그 푸른 눈은 흔들림 없이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건 내 개야."
의도한 것보다, 심히 떨리는 목소리로 답을 했습니다.
"아니지. 지금은 내 개야. 나는 사냥을 좋아하거든."
손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렸고, 그 손을 지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잡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녀는 사냥개가 아니야. 그냥 우리를 보내줘."
그가 웃었는데, 그리 친절한 웃음은 아니었습니다.
"난 걔가 사냥개라고 말한 적 없어. 네가 떠나는 게 좋을 거라고 했지. 두 번 부탁하지는 않을 거야."
내가 반항적으로 일어났다.
"내 개를 놔두고 떠나진 않을 거야. 나를 쏠 거면, 그렇게 하라고."
그가 땅에 침을 뱉으며 말했습니다.
"너를 쏘진 않을 거야."
그리고 이내 샷건을 우리를 향해 겨누며 다시 말했습니다.
"나는 개를 쏠 거야, 네가 옆으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말이야."
저는 싹싹 빌면서, 비명을 지르고, 울고 싶었고,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에 몸을 던지고 싶었을 정도의 감정이었으나, 하지만 뇌의 이성적인 부분이 저를 붙잡아 주었습니다.
"알았어. 물러나도록 하지."
밉시가 계속 낑낑거렸고...
"괜찮아, 밉시. 나 여기 있잖아. 다 괜찮을 거야."
"아빠가 돌아왔네, 꼬마야."
이윽고 남자가 엄격하게 말했습니다. "우리에서 떨어져."
저는 고분고분하게 말에 따르며, 30피트 정도를 이동했고, 밉시는 무서운 듯 계속 짖어댔습니다.
"활발한 놈이구만." 남자가 웃으며 제가 서 있던 우리 주변으로 걸어으며, 문을 열려는 듯 했습니다.
"밉시는 사냥개가 아니라고!" 제가 반복하며 말했습니다.
"그냥 그녀를 놔 줘. 그녀는 네가 원하는 그런 게 아니라고."
그가 웃었고, 그 소리는 마치 염병할 사나운 바다코끼리가 기뻐하는 듯 했습니다.
"이 개는 내가 정확히 원하던 거야, 친구." 그가 문을 열었습니다.
"얘는 '사냥감'이거든."
밉시가 내게 쏜살같이 달려왔다.
"그러니 걔가 달아나게 하는 게 좋을 거야!"
그가 샷건을 밉시를 향해 들며 소리쳤습니다.
밉시가 내게 안기고자 뛰어올랐을 때, 점차 남자의 말을 깨달았습니다.
"안 돼, 안 된다고! 넌 함부로 개를 해칠 수 없어! 씨발 무슨 문제가 있는거야?"
그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습니다.
"그간 수십번의 성공적인 사냥이 내가 개를 죽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해주지, 친구 그리고 아직 흥분한 보더콜리를 죽여본 적은 없었거든!" 그가 다시 웃었습니다.
"그러니 그 개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면, 걔가 뛰게 하는 게 좋을 거야!"
시간이 느려졌고, 밉시는 이틀 동안 잃어버렸던 나의 관심을 절실히 원하며 몸을 내게 던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그녀가 나를 떠날 리 없었습니다.
내가 뭘 해야 할지... 그녀는 내 행복이 아닌, 생명을 구했을 뿐입니다.
그녀는 제가 50번째 돌멩이를 던지고 나서야 도망갔고, 나는 그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내 감정까지 소모해 버렸습니다.
어쩌면, 그녀가 이제 영영 돌아올지도 모른다며. 제 스스로에게 했던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남자는 다시 샷건으로 나를 가리켰습니다.
"네가 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겠어, 친구. 따라서 적당한 보상을 해 줄까 싶어." 그가 부드럽게 이어서 말했습니다.
"하지만 순혈 보더콜리가 자주 오지는 않거든. 그래서 저걸 놓칠 수는 없어."
저는 마음속으로 그에게 소리를 질렀지만, 내 입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여기서 떠나는 거야."
그가 친절하게 말하고자 노력하며 반복했습니다.
"네가 사라졌다는 걸 확인할 때까지 그녀를 쫓아가지 않겠어. 네가 뒤로 돌아서 왔던 곳으로 돌아갈 때까지 여기에 서 있도록 하지."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네 개를 사냥할 거야. 사냥이란 난이도가 존나 좋을수록 가치가 있는 법이거든."
***
우리는 종종 고통스러운 선택지를 맞닥뜨렸을 때 "나는 그걸 절대로 할 수 없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삶은 그런 갈림길에서 악마를 찾아 거래한 뒤 우리에게 한 길을 강요하는 법이지요.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뒤로 돌아 그 곳을 떠나는 것 뿐이었습니다.
뻥 뚫린 들판은 모든 방향에서 몇 마일의 선명한 시야를 확보해주었고, 밉시를 구하고 싶어 몇 바퀴를 뱅뱅 도는 동안, 사냥꾼과 사냥감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밤새도록 그녀를 찾아다녔고, 어쩌면 그녀가 나를 찾기 위해 왔을 수 있단 직감이 들어서야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 생각이 옳았고, 그녀는 거기 있었으니까...
그리고 저는 현관에서 100마일 정도 펼쳐진 까맣고 하얀 물체가 뭘 의미하는지 이내 깨달았습니다.
저는 부모님을 화장한 뒤에 나온 뼛가루를 묻어 두었던 뒤뜰의 나무 옆에 그녀를 묻어주었습니다.
그 남자는 밉시의 옆에 메모와 함께 봉투를 두었는데, 봉투에는 1913달러가 들어있었고, 메모는 간단했습니다.
"그냥 딴 거 하나 사."
****
동물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차리는 것보다도 훨씬 더 우리에게 헌신적입니다. 물론 이는 쌍방향인데,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반려동물들에게 얼마나 헌신적인지 모르기도 하기 때문에..
총을 들었던 그 남자는 제가 자신을 기다리며 데이븐포트의 넓은 평야에 캠핑을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6달이 넘는 기간 동안에 이 짓을 할 거라고는 '정말로' 몰랐으리라..
.
하지만 사냥이란 난이도가 존나 좋을수록 가치가 있는 법이지 않겠는가...
*****
남자가 이윽고 천천히 눈을 떴고, 저는 그가 지혜를 나누기 위해 어떤 교양있는 말을 할지 궁금해졌습니다.
"씨발 이게 무슨 지랄이야? (What the fuck is this fuck?)"
저는 이내 미소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잠깐 기다리라고, 친구. 내가 산 안정제는 정말 특별한 거거든."
그가 천천히 초점을 제게 맞췄습니다.
"운 좋게도, 최신 제품을 살 만한 돈이 충분했거든."
그는 점점 뭔가를 깨달은 듯 보였고, 곧 패닉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씨발 내 옷은 어딨어?"
그가 내게 소리쳤고, "내 총은 어딨냐고!"
제 미소가 더욱 짙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 그런 건 전혀 필요 없을 거야, 친구."
저는 최근에 구입한 것을 자랑스럽게 들어올리며 보여주었습니다.
"안정제를 사고 나서도 초-중급자용 헌팅보우를 살 돈이 남더라고." 저는 기쁘게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거 말고 딴 걸로 사냥을 할 상상은 할 수 없을 정도야."
우리는 오랫동안 눈을 마주쳤고, 저는 그가 오줌을 지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긴, 바지도 없이 그런 걸 숨기기란 힘들겠지만...
"정말 날 화살로 쏘겠다는 거냐, 꼬마야?" 그가 속삭였다.
"그런 걸로 사람을 죽이려면 하루 온종일 쏴야 될 거야. 나한테 그러고 싶진 않잖아?"
그는 분명히 공포에 질렸지만, 저를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는 듯 했습니다.
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글쎄, 친구. 네가 둘 다 틀렸다고 말하기는 싫은데. 화살로 사람을 죽이려면 하루보다 '훨씬 오래' 걸릴 거야." 화살통에서 화살 한 개를 꺼냈고,
"그리고 두 번째로, 나는 '진짜, 진짜로' 너에게 그러고 싶어."
그러고 난 뒤 숨을 들이쉬자, 아드레날린이 온 몸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너는 그냥 사람일 뿐이야. 개를 잃는 것과는 또 다르거든."
그의 얼굴에서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그는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화살을 활에 걸으며 말했습니다.
"달려, 이 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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