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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3살 여성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어릴때 겪었던 일을 재미삼아 꺼내 보고자 해요 

물론 재미삼아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긴 한데.... 글쓰게 된 계기는 컨저링이란 영화를 오늘 보고왔는데, 보는 내내 예전 어릴때 살던 집 생각이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가족들과 기억을 더듬어 열심히 정리해서 작성했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집터에는 지금 그냥 아스팔트 길이 되어 있더군요, 뒤 쪽에 철도가 놓이고 방음벽 같은 것이 설치 되면서, 집터를 좀 침범했지만, 집터의 대부분은 아스팔트 길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 집이 없어진 탓에 이사간 후에 한 번도 찾아가볼 수 없었고, 물론 찾아가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이, 집의 구조나 집의 냄새도 어렴풋 기억나고, 그 집은 여관건물 맨 위층에 있었고, 엄청나게 낡은 집이었지만, 오래전엔 고급스러웠을 법한.. 그런 옛날 집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이사오기 전부터 가구가 몇 개 있었는데, 텔레비전 놓는 장식장이나 거실탁자하나 작은방 침대, 안방 화장대, 주인아주머니가, 찜찜하면 버리라고 했지만, 전부 나무에 고급스럽게 생겨서 그대로 두고 침대만 왠지 찜찜해서 버렸다고 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 집 첫 인상은 하루종일 햇빛이 잘들지 않아서 벽지라던지 곰팡이가 많았고, 주택에다 바닥도 나무나 햇빛이 잘 안들어 바닥이 썩은 곳도 있었고, 집 자체도 엄청 낡았는데 벌레 한마리 없었던 것 정도가 특이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심지어 여름인데 불구하고 모기 한마리 조차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섭다던지 그런 건 전혀 못 느꼈고, 그저 마냥 신나고, 그 전에 네 가족이 한방에 잤었는데, 그렇게 갖고싶던 오빠와 제가 잘 수 잇는 방이 생긴 것이 기쁘고, 집이 이상하게 꼭 마음에 들었던 기억만 있습니다. 

그때 오빠가 12살이고 제가 10살이었는데, 부모님이 작은방에 있던 침대를 빼고 작은 침대 나란히 두개를 넣어 주셨습니다. 

1주일은 아무일도 없이 잘 지나가고, 이사간 후 일주일 뒤에 오빠 일기엔 수요일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새벽에 자다가 깼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누가 손가락으로 벽을 딱 딱 치는 소리 같은 것이, 불규칙하게..

 

"딱, 딱, 딱, 딱, 딱딱 딱, 딱, 딱" 

이런 식으로 기괴하게 들렸습니다.

처음엔 오빠가 일어났나 싶어서, 그냥 자려고 눈을 감고 스르르 잠들었을때, 갑자기 얼굴이 너무 시원했는데,  마침 그때가 여름이었거든요 

그 집이 원래 시원한 편이라 선풍기는 켜놓지도 않았고 도둑이 든다고 창문도 닫고 자고있었는데, 얼굴에 바람이 부는것도아니고 박하성분으로 세수한 기분 느낌처럼 쎄했습니다. 

나중엔 팔하고 허리까지 시원했는데, 뭔가 갑갑한 느낌도 들엇던거 같습니다. 

그때, 누가 제 어깨를 잡고 확 끌어당기더군요.. 



정신이 들면서 잠에서 확 깼는데, 저는 서 있었고 창문 앞에서 아빠가 저를 안고 있더군요 

 

불도 다 켜져있었고, 오빠는 방문 앞에서 엄마 뒤에 숨어있고, 눈 떴을 때 대체 왜 그런 상황이었는지 궁금하지도 않았고, 그날 그냥 아빠가 그대로 안고 안방으로 가서 가족들 다 같이 안방에서 잠이 들었던거 같습니다. 

제가 겁 먹을까봐 아무도 말 안한거 같았는데, 후에 몇년 지나고 오빠 말로는 자다가 일어났는데, 제가 창문앞에서서 창문을 손가락으로 딱딱 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왜 그러냐 물어도 답이 없어서 덥냐고 창문을 조금 열어줬더니, 제가 까치발을 들고 창문밖에 얼굴만 뺀 채로, 이리저리 이상한 방향으로 돌리더래요 

오빠가 너무 놀라서 제 팔을 잡아 당겼는데, 도저히 당겨지지 않았고, 그래서 제 얼굴을 보고 이야기 하려고 옆에서 제 얼굴을 보는데......

 

 

제가 입이 귀에 걸릴만큼 활짝 웃고 있었다고... 

 

그게 예쁘게 활짝 웃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입이 찢어져라, 오빠가 소리도 못 지르고 안방으로 달려가 아빠 엄마를 깨우고 방에 돌아왔을때는, 제가 창문을 활짝 열고 창틀에 아슬아슬하게 수건처럼 걸려 있었다는거에요... 

아빠가 제 어깨를 확 젖혀서 안고, 제가 그때 깼다는데 엄마 아빠는 그저 심한 몽유병이라고 생각 하셨고, 나중에 오빠가 일기에 기록 했었는데 엄마 아빠가 그런거 쓰는거 아니라고 그래서 지웠다고.. 

그래서 그 날짜 오빠 일기엔 다른 내용이 적혀있고, 그 뒤로 저는 몽유병 증세가 나타난 적은 따로 없었어요 

그리고 그 일 있고 한 1주일간은 그냥 집에서 갑자기 쿵 소리가 난다던가, 물소리가 난다던가 그런 것 밖엔 이상한 점이 없었고, 우리 가족은 그냥 집이 낡아서 그러려니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 후 일주일 뒤부터 일이 연달아 터지기 시작했는데, 그 집 1년 좀 안 되게 살면서 겪은 온갖 나쁜일이 벌어졌고, 생각해보면 단 하나도 좋은일은 없었던걸로 기억 합니다.

아무튼.. 오빠 일기와 가족들한테 물어보고 제 기억도 더듬어서 정리하고 있는데, 엄마 아빠는 뭐 좋은일이라고 글까지 쓰냐고 달갑지 않아 하십니다. 

그래도 오빠가 이것저것 많이 이야기해주고, 부모님 몰래 오빠랑 제가 그 당시 적어둔 것도 있고, 그리고 자작이니 거짓이니 그럴 수 있겠지만, 그냥 비난없이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가족은 아직까지는 사태의 심각성이나 공포심 같은 것 조차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집에 대한 공포감이 처음 생긴 일은 그 후로 1주일 정도 지나서 여러차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어두워지기 전, 노을지는 그쯤이었는데, 그 집이 해가 잘 안드는 집이라 저녁되기 전부터 좀 어둡다는 느낌이 들었고, 아빠는 가게에서 아직 안 오셨고 오빠는 학원갔다 친구집에 간 날 엄마랑 저랑 둘이서 거실에, 엄마는 쇼파에 앉아있고 저는 쇼파 앞 탁자에 앉아서 엄마가 제 머리를 묶어주면서 티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탁자에 양반다리하고 앉아있는 제가 엄마한테 '엄마 탁자가 밑에서자꾸 쿵쿵거려' 라고 했고, 엄마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고는 아래층에서 뭘 하는가보다 하고 저한테 말씀하셨대요 

그러고 제 머리를 다 묶어놓고 티비를 보셨데요 

한 5분쯤 지나 제가 또 '엄마 탁자가 자꾸 쿵쿵거린다니깐'하고 말했는데, 엄마는 '그러면 그냥 탁자에서 내려와서 쇼파에앉으면 되지않니' 하고 다시 티비를 보셨구요 

근데 그 후 제가 꼼짝도 안하고 탁자에 앉아 있길래, 엄마는 제가 삐져서 그러나보다 하고 제 이름을 부르시고 제 팔을 잡았대요 

저는 대꾸도 안하고 티비만 보고 있는데, 그 순간 제 팔을 통해서 쿵! 하는 느낌이 전해졌고, 바닥에 있는 엄마의 발은 안 느껴지는 진동이..탁자랑 저만 쿵!하고 울리는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순간 엄마가 탁자 밑에 뭔가가 있나, 혹시 커다란 짐승이라도 든 것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순간 하시고는 탁자 밑을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셨데요 

탁자는 낮았고, 나무였는데, 동그란 나무 판자를 밑에 네모난 나무가 바치고 있는데, 탁자 밑에 8센치 정도만 공간이 뚤려있는 그런 탁자였습니다.

처음엔 그냥 다리를 벌리고 손을 탁자에 댄 상태에서 고개를 숙여 탁자 밑을 슬쩍 봤는데, 그 순간에 검은 물체가 왔다 갔다 거리다가 손에 쿵하는 느낌이 전해지더래요 

엄마는 너무 놀라서 "악!" 소리를 지르며 저를 데리고 티비쪽으로 몸을 피하셨고, 그러고 천천히 멀리 떨어져서 탁자 밑을 보려고 엎드렸는데...

 

 

그 순간 시커먼게 확 튀어나와 선....

 

갑자기 엄마를 덥쳤고, 엄마는 순간 눈을 감고 허공에 팔을 휘저으면서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러댔고, 그러다 정신이 빠져서는 거실에 저를 두고 기어서 안방으로 도망을 갔다고 합니다.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저를 챙기고 집에 있던 막대기 같은 걸 집고 거실 곧곧을 샅샅히 뒤졌는데, 그 검은 물체는 온대 간대 형체도 없더래요 

저한테 그것을 봣냐고 어디갔냐 물으니 제가 손으로 가르키는 곳은 탁자 밑이라 했다는데, 사실 저는 지금도 그렇게 말했다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 오빠가 오고 아빠가 와서 온 가족이 집 곳곳을 찾아 다녔지만, 그 검은 물체의 정체는 알수 없었고, 결국 흐지부지 그일이 끝나게 됩니다.

 


그렇게 이틀 후, 해가 저물고 깜깜해지던 시간 이었습니다. 

이때 생겼던 일은 저도 아직 생생히 기억이 나는데, 일단 그 집은 안방 작은방 그리고 너무 작아서, 그냥 창고로 쓰기로 한방 이렇게 있었습니다. 

저희 식구는 원래 네 명이 한방에서 살다가, 이 집으로 이사올 때 짐도 별로 없었고, 창고를 쓸 일이 거의 없어서 그 방은 그냥 가족앨범이나, 예전 가지고 놀던 장난감 같은 것들이 한 켠에 조금 있는 정도로, 거의 텅 비어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장난감도 있고 해서 놀기 좋은 방 정도 였지만, 그럼에도 창문이 너무 작았고, 그래서 햇빛이 제일 들지 않아서, 곰팡이가 많이 피어있었고, 거기에 화장실 옆이라 그런지 냄새가 나서 오빠나 저는 거의 잘 안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 날은 가족끼리 거실에 앉아있었는데, 아빠, 엄마가 서로 이야기를 한참 하시다가 아빠가 화장실에 가셨고, 저랑 오빠는 옆에서 각자 티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아빠가 갑자기 큰일을 보시는 도중에.....

 

 

"밤에 그렇게 크게 웃으면 안되지!"

 

 

라고 하셨고, 엄마는 잘못 들으신건지 '뭐라구요!?' 하고 되물으시고, 저는 제대로 들었지만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아빠가 그 후 아무말이 없자 엄마가 저랑 오빠한테, 아빠가 뭐라고 하신건지 묻자, 오빠는 대답을 안하고 저는 밤에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하신거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그게 무슨 소리냐 하시면서.. '여보! 여보!'하고 아빠를 부르셨습니다. 

그때 물 내려 가는 소리가 들렸고, 아빠가 또 다시..

 

 

"아 거참 그 방에 생전 안들어가더니!" 

 

 

하시면서 나오시더니... 우리한텐 눈길도 안주시고, 갑자기 화장실 옆 창고로 문을 쾅닫고 들어가셨고, 엄마는 멍하게 그 모습을 보셨습니다. 

그때 오빠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아빠! 아빠!!' 하고 그 창고 앞으로 뛰어가서는....

 

 

'아빠! 아빠! 그거 우리 아니에요! 저 아니에요!!' 

 

이러면서 미친 사람처럼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돌리는데, 안에서 잠구셨는지 안 열리고 오빠는 막 울기 시작 했습니다. 

그 창고 안은 정적이었고... 

엄마는 놀라셨는지 가만히 굳어계시다가 오빠가 울자, 다가가서 왜 우니 하고 오빠를 달래며 대신 문을 열려고 하셨는데, 역시 문은 잠겨 있었습니다. 

엄마도 당황하신듯 '여보! 여보!' 하고 부르며 문에 귀도 대보고 그러습니다. 오빠는 옆에 주저 앉아 엉엉 울어댔고, 그러고 엄마가 한참 아빠를 부르고 있는데, 문 열리고 아빠가 나오셔서는 쇼파에 그대로 앉으시는거에요 

아빠는 얼빠진 얼굴로 앉아서 가만히 계셨고, 엄마는 오빠를 안아주면서, 아빠한테, 대체 무슨 일인지 왜 그 방엔 들어가서 문을 잠궜고, 대답은 왜 안했냐고 물어 보셨습니다. 

그때 오빠가 울면서 또 '아빠 그거 우리 아니에요 저 아니에요 거기 가지마세요' 이런 말만 계속 했습니다. 

엄마는 뭐냐면서 말을 해야 알지 않겠냐고 아빠한테 화내고, 곧 바로 오빠보고 뚝 그치라고 혼내셨어요 

그때부터 오빠는 좀 진정되었고, 갑자기 아빠가 오늘은 아무래도 나가서 자야 될 것 같다면서, 엄마랑 저희한테 당장 나가자고 했습니다.

엄마도 전에 검은물체도 그렇고 해서 그러자고 하시고, 저희 가족이 지갑만 챙겨든 채로, 거의 도망치듯 집을 빠져 나와서는, 아빠가 잠시 집 앞에 가족들을 세워놓고선 오빠한테, 혹시 뭘봤냐고 물어보셨거든요 

오빠는 '본건 아니고 들었어요' 하고 말했습니다. 

아빠가 뭘 들었는지 하고 물었을때, 아빠가 말해준 걸 듣고 가족 전부 무슨 달리기 경주하듯이 집에서 도망쳐서 찜질방으로갔어요... 

오빠가 말한 이야기는, 



아빠가 화장실에 들어가고 얼마 안되서, 그 방에서 오빠랑 제 목소리가 들렸대요 막 웃으면서 아빠! 아빠! 소리치는 것.. 

 

그러고 아빠가 '밤에 그렇게 크게 웃으면 안되지!' 하고 소리 치셨는데, 그거 듣고 오빠는 '저희 거실에 있어요!' 라고 말하려고 입을 때는데, 순간 아무도 없는 왼쪽에서 누가 귓속말로..

 

'쉿! 너 그러다 죽어!

 


오빠는 그대로 굳어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데, 아빠가 화장실에서 나와서 거실 쪽은 쳐다도 보지 않으면서, 그 방으로 걸어가는데, 그 방에서 계속 우리 목소리가 "아빠! 아빠" 부르면서 웃더라는 겁니다.. 

아빠는 그 일에 대해 그 날 딱히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는데.. 

후에 이야기 들은 것으론, 아빠는 화장실에서 우리가 떠드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나가면 혼내켜 줘야지 생각하셨는데, 그런데 아빠가 화장실에서 나와서 그 방에 들어간 기억은 전혀 없다고 하셨습니다.

정신 차려보니 밖에서 엄마가 부르고 있었고, 오빠 울음 소리가 났을뿐.. 

아빠가 뭔가에 단단히 홀렸구나 싶어 뒤돌아 나가려던 찰나에, 오빠 목소리가 아빠! 하고 뒤에서 부르고 있었고, 그 뒤로 발이 돌덩이처럼 무겁고 겨우 방을 빠져 나와서는 쇼파에 앉았는데, 그 방에서 계속 애들 소리가 들렸다고.... 

뭔가에 홀린 것 같이 멍해서 집에서 당장 나가야 할것 같은데 말 한마디를 꺼낼수가 없더래요..

그러고 웃음소리가 멈췄을때 겨우 집에서 나가자고 말을 꺼냈다고 합니다. 

그 날부터 아빠는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다는데, 가족이 갑자기 이사갈 집도 마땅치 않았고, 지금 집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서 그럴 수 없으셨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반년이 넘게 우리 가족은 그 집에 계속 살아야 했습니다..


 

그 날 가족들 모두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지세고 난 다음날 아빠는 가게를 하루 쉬셨고, 엄마랑 함께 집주인 아저씨의 어머니와 만났다고 합니다. 

처음 집 계약할때 그 집 아주머니와 이야기 했었기 때문에, 처음에 저희 아빠가 여관 아주머니한테 그 이야기를 꺼냈더니, 자기는 집에 대한 권리가 없다고 집은 자기 시어머니 소유라 하셔서 그 할머니를 만나게 된 것 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그때 처음으로 할머니를 뵙는건데, 키도 작고 나이도 많은 노인인데 얼굴에 심술이 가득 있어보였다고 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집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아빠말은 잘라먹고 요즘 세상에 무슨 귀신 타령을 하냐고 그러시더래요 

아빠가 그 집에 못 살겠다고 집 빼달라고 하니, 눈에 보이는게 문제가 있으면 그래 주겠는데 미신 이야기나 들이 밀면서 무슨소리하냐고, 정 그렇게 무서우면 자기가 무당을 알아봐주겠다 하면서 비꼬듯이 이야기를 하더군요

집 주인이 그렇게 나오는데 부모님도 어떻게 할 방법이없는데다, 보증금도 못 돌려받은 채 집을 빼고 이사를 갈수도 없는 노릇이기에..그 날은 아무 성과도 없이 그냥 돌아오셨고, 결국 그 날 우리 가족은 그 집에 다시 돌아갔습니다. 

학교에서 겨우 어제일을 잊은 채, 잘 놀다가 그 집을 다시 가려니 지옥에 끌려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엄마 아빠 손에 억지로 다시 그 집에 들어섰을때 처음 그 집의 인상과 너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곳곳이 누런 벽지가 괜히 무섭기도 하고, 시원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으스스하고 소름이 돋았고, 무엇보다 오빠는 제가 그때 밤에 했던 행동도 몽유병이 아니라 뭔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방에서 못 자겠다고 엄마 아빠한테 때를 쓰기까지 했습니다. 

저 역시도 오빠가 그 방에 안 잔다고 하니, 혼자서는 도저히 잘 수 없어 같이 때를 썼습니다. 

그랬더니 안방에서 다 같이자자 하셨고, 그런데 신기하게도 네 식구 같이 자면서 부터 그런 일이 조금씩 줄어들었고, 그냥 가끔 저녁에 쿵 소리가 난다던가 티비가 꺼진다던가 등등 자잘한일만 가끔 생기고 괜찮은 듯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날 이후 항상 네 식구가 같이 잤는데, 안방엔 침대가 없어서 네 식구가 바닥에서 자야 했습니다. 

그렇게 열흘 정도가 지나서, 우리 가족은 잘 때 큰 이불 두 개를 깔고, 엄마, 저, 오빠, 아빠 이렇게 누워서 자는데, 엄마 옆에는 이사올 때부터 있던 그 화장대가 있었고, 그 옆에 방문이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방문을 닫고 잤는데, 그 날 따라 너무 더웠고, 어쩔 수 없이 방문을 열고 잠에 들었는데, 방문을 여니, 거실이 너무 무섭게 느껴 졌습니다. 

그 날은 네 식구가 전부 다 긴장해서 스탠드등까지 켜 놓은 채, 쉽게 잠도 못 들고 한참을 이야기 하다가 잠들었는데, 자는 도중에 이야기 소리가 계속 들렸고, 저는 좀 시끄러워서 중간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엄마 목소리인거 같아서 엄마 하고 엄마쪽을 봤는데, 엄마가 뒤돌아 누워 있었고, 방문 쪽을 바라보고 옆으로 누워서 주무시고 계셨는데......

 

 

엄마 옆 화장대 위에 사람이 올라가선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춤을 추고 있는거에요 

 

화장대가 바닥에 앉아서 쓰는 식의 화장대라 낮아서 그 것의 하체가 딱 눈에 띄게 보였고, 너무 무서워서 눈을 감았다가 떴는데.. 도저히 눈을 다 뜨고 못 보겠어서 실눈을 뜨고 보는데....

 

하얀 발목이 껑충껑충 뛰면서 춤을 추는 것 같은거에요 

 

정말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눈을 감았는데, 이상한 소리를 계속 냈고, 이게 무슨 말도 아니고 이상한 괴기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계속 방방 뛰고 있는거 같았습니다. 

식은땀 뻘뻘 흘리면서 거의 몇 십분을 뒤 척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눈을 뜨지도 못하고 그 이상한 소리를 듣고 있다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날 제가 제일 먼저 일어났는데, 오빠는 어디 갔는지 자리에 없었고, 엄마 아빠 두분 다, 몸을 웅크리고 방문쪽으로 돌아 누워서 자고 있어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곧 바로 엄마가 일어나면서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그 소리에 아빠가 일어나서, 엄마 보고 왜 그러냐 물으시다, 곧바로 아빠도 굳어버렸는데..

 

 

화장대에 있던 엄마 화장품 같은게 다 바닥으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빠도 엄마도 전부 다 밤에 시끄러운 소릴 듣고 깼는데, 화장대에서 방방뛰는 그 것을 보고 한참 동안을 가위를 눌리다 소리가 멈췄을 때, 겨우 잠에 드셧다고 하셨습니다. 

엄마, 아빠, 저는 놀랄세도 없이, 오빠 없어진거 눈치채서, 다 같이 오빠를 찾아서 거실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오빠가 작은방에도, 거실에도, 창고에도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오빠 이름을 부르면서 한참을 찾고 있었는데, 작은방 옷장에서 오빠가 우는 소리가 들렸고, 제가 옷장에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옷장 문을 열었는데, 오빠가 진짜 괴성을 지르면서 옷장에서 튀어나와서 방 밖으로 뛰어나가다가 넘어졌습니다.

엄마가 놀라서 바로 오빠를 일으켜 세우면서, 오빠 얼굴이 퉁퉁부어서 밤새도록 울었는지... 

도대체 왜 그러는지 물어도 대답도 안하고, 계속...

 

 

'밖에 나가자.... 밖에 나가자....' 

 

정말 계속 그 말만 했습니다. 


엄마는 '그래 그래 씻고 옷 갈아 입고 나가자' 하면서 달랬는데, 오빠는 싫다고 지금 나갈거라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부리고, 결국 오빠 상태도 그렇고 옷도 안 갈아 입으려해서 학교에 아프다고 전화한 뒤, 아빠가 오빠를 가게에 데려가고, 전 엄마가 학교에 챙겨 보냈습니다. 

학교 다녀와서 집에 왔는데, 오빠가 계속 어린애처럼 엄마한테 착 달라 붙어있었고, 평소 같았으면 오빠한테 장난치고 놀렸을텐데, 저도 그냥 얌전히 아빠 옆에 붙어 있었습니다. 

매일 가족들 전부 다 집에서 시체처럼 티비 소리 크게 틀어놓고 티비만 보는둥 마는둥 하다, 잘 시간되면 방문닫고 전부 다 안방에 모여서 다닥다닥 붙어서 잤고 

초등학교 5학년인 오빠가 집에서 계속 화장실을 혼자 못가서 아빠가 한 동안 계속 같이 들어갔고, 오빠가 맨날 아무말도 안하다보니 집에서 대화도 약간 단절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오빠한테 왜 그랬는지 아무리 물어도 계속 대답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또 몇 일 아무일 없다, 가족끼리 외식하는 날이 있었는데, 기분전환 겸 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거의 다 먹어갈때 쯤에 갑자기 오빠가 '우리집에 가지말자.. ' 그랬고, 아빠가 오빠를 달랬습니다. 

목요일 날 왜 그랬는지 엄마 아빠한테 말을해야 엄마 아빠가 안다고, 말도 안하고 집에 가지말자 그러면 뭐가 무서워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당장은 이사를 못가지만 최대한 빨리 다른데로 이사 갈테니, 뭐가 무서운지 이야기 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제서야 오빠가 그 날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 날 오빠는 자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무서워서 화장실문을 열고 볼일을 봤고, 근데 어렴풋이 방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려서 누가 깼는가 했고, 안 그래도 무서웠는데 그게 좋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기분 좋게 볼일보고 방에 가려고 나왔는데...

 

 

화장대 위에서 키가 큰 여자가 하얀 천을 둘러매고 머리는 산발이고 발목만 허옇게 내놓고는, 춤을 추면서 이상한 알아들을수 없는 소리를 내고 있더래요...

 

너무 무서워서 소리도 못 지르고 화장실 앞에서 꺽꺽대며 울었는데, 그게 화장대에서 폴짝 뛰어 내리더니, 갑자기 오빠를 잡으러 막 쫒아왔는데, 이상한 춤을 추며 이상한 소리까지 내면서 오길래, 안방으로 도망 치려니까 잡힐 것 같아서 작은 방으로 가서.. 

옷장 안에 숨었는데, 그게 옷장 밖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다가 엄마 목소리도 흉내내고 아빠 목소리도 흉내내고 제 목소리도 흉내 내더니...

 

 

족들 목소리로.. '너 그러다 죽어 죽는다 이리나와 나와 죽는다' 



밤새도록 옷장 앞에서 쿵쿵 뛰어대면서, 가족들 목소리로 협박했다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로 끽끽 웃어대는데, 오빠는 옷장에 숨어서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밤새도록 펑펑 울었다고 하더군요..

그날 밤에 아빠, 엄마, 저는 이상한 소리가 멈춰서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순간에, 그 귀신이 오빠를 쫒아가서 그랬던 것 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 옷장은 이사 전 부터 엄마가 아빠한테 시집올 때 가져왔었고, 외할머니가 그 옷장 안에 악한 귀신  쫒는 그런 부적을 붙혀 두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귀신이 그 옷장에 숨은 오빠한테 해코지를 못 한거 일수도 있다고,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그렇게 외식 후에 오빠와 저는 제일 가깝게 사시던 고모 할머니댁에 잠시 맡겨지게 됩니다. 오빠 상태가 너무 안 좋져서 저희를 맡겨두고 그 집과 담판을 지으려고 하셨데요 

그리고 마침 외식하기 하루 전 누구한테 연락을 해야할까 고민하던 중에, 친할머니는 천주교인지라 안 될거같고, 가끔씩 절도 다니시고 용한 무당 찾아 다니시기 좋아하는 외할머니께 연락을 드렸는데, 신기하게 전화 걸자마자 바로 받으셨답니다. 

평소 때 귀가 좀 어둡고 외할머니댁 전화 벨소리가 작아서, 전화를 걸면 한참 후에 받으시는 편인데 바로 받으셔서 엄마가 '엄마 왠일로 전화를 바로 받으셨대요?' 하고 여쭈었더니.. 

외할머니께서 며칠 전부터 같은 꿈을 계속 꾸셨는데, 외할아버지가 꿈에서 액자를 뒤집어서 들고 외할머니를 계속 쫒아 오셨셨답니다. 

외할머니는 아니 이 영감이 나를 데리고 가려고 내 영정사진을 들고 쫒아오나 싶어서, 매일 밤 도망 다니다가 잠에서 깨셧다는데, 어젯밤에는 도무지 꿈이 깰 생각을 안하는 통에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멈춰서서는 그러고 '아니 영감! 대체 왜 이러는거야!' 

하고 화를내셨는데 할아버지가 말 없이, 뒤집어 들고 있던 액자를 바로 해서 할머니한테 주셨고, 그래서 할머니가 그 액자를 들여다 보는데 까만 액자안에 우리 가족사진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진이 보면 볼수록 이상하고 찜찜해서 자세히 들여다 봤더니....

 

 

우리 가족말고 한 사람이 더 있었다는데, 머리를 산발을 한 흰옷을 입은 여자가 자기도 우리 가족인양 우리 가족한테 딱 붙어서는.. 

 

그 모습이 섬뜩하고 기분이 안 좋아서 잠에서 딱 깼는데, 그 다음에 아무리 그 여자 얼굴을 기억하려 해도 기억이 나질 않으시더랍니다. 

그래서 온 종일 걱정하며 엄마가 전화오길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이었습니다. 

먼저 전화를 하지 않았던 것은, 괜히 나쁜꿈을 꿔서 전화를 하면 재수 옴 붙을까봐 그렇게 못하고 있었다고.. 엄마는 외할머니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모든 이야기를 털어 놓으셨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외할머니가 꿈속 사진에서 본 꼴이, 우리 가족한테 그 것이 꼭 붙어있는게 이사가도 쉽게 떨어질거 같진 않고, 일단 내일 애들 맡겨놓고 내려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고모 할머니댁에 맡기고 바로 내려가셨고, 외할머니댁까지 2시간 거리여서 저희를 데려다주고 가니 10시에 도착 하셨는데, 시간도 너무 늦었고 해서 그 날은 그냥 외할머니댁에서 자고, 그 다음날에 외할머니가 용한 무당집이라고 어디론가 데려고 가셨다고 했습니다. 

아빠는 집안 자체가 천주교 집안인지라, 무당 집은 처음이라 긴장하셨는데, 생각보다 멀쩡한 가정집이고 불교 용품이 있다는 것 빼곤 특별할 것도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그 무당은 40대 여자인데 모시는 신 때문인지, 결혼도 안 한 처녀무당 이었는데, 외할머니 말씀으론 아는 사람만 아는 유명한 무당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옷도 무당 같은 옷이 아니라 사복을 입고 있었고, 넉살 좋게 웃으며 엄마 아빠를 반겨서, 처음엔 그 집에 무당의 가족인줄만 알았는데... 

외할머니가 먼저 바닥에 앉으시고 따라서 엄마 아빠가 앉으려고 하는데, 그 사람이...

 

 

'그렇게 걱정되는데 왜 안 데려왔어요? 데리고 와야지'

 

 

라고 하더래요...

엄마 아빠가 갑작스럽고 당황해서 아무말도 안하고 서 있었는데..

 

 

'일단 앉으시고요 딸은 안 데려와도 아들은 데려와야 되는데.. '

 

 

하면서.. 우리가 겪은일을 듣지도 않고 줄줄이 꾀더니, 구체적이진 않았지만, 딸은 한 번 죽을뻔했고, 아줌마는 놀라서 나자빠지고, 아저씨는 한 번 호되게 홀리고 아들은 한번 지독하게 괴롭힘 당하지 않았느냐 대충 이런식으로... 말을 하더랍니다.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정작 그 귀신은 아닌데 그 집에있는 귀신중에 하나가, 자기 엄마한테 붙어서 자랑하듯이 이야기 해주었다고 아주 재밌어 하고 있다며... 

무당이 말하길, 그 집에 귀신이 여럿인데 아주 악질인 귀신 하나가 나쁜짓을 하고 있고, 그 귀신은 재미로 그러는게 아니라 진짜 화가 나 있는 상태여서, 나머지 귀신 중 지금 엄마한테 따라 다니는 귀신은 그게 재밌어서 괜히 같이 그런짓을 하고 있다며, 티비끄고 소리내고 자잘한 것은 다 엄마따라 다니는 그 귀신이 했던 짓이라고 했습니다. 

아빠가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이사가면 해결되는지 이것 저것 물으셨더니, 아들을 데려왔으면 좋았을건데 안데려왔으니 어쩔수 없고, 자기가 어차피 그 집에가봐야 될 거 같으니까 올라갈 때 같이가서 살펴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 무당이 그 집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해달라고 해서, 엄마 아빠가 이것저것 이야기 해 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무당이 사색이 되서는 빨리 애 맡긴 곳에 전화부터 해보라고 했습니다. 

이유를 물을세도 없이 엄마 아빠도 허둥지둥 고모 할머니댁에 전화 했는데, 그때 오빠가 엄청 아팠거든요 엄마 아빠가 내려갔을 때부터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하루종일 토하고, 그래서 고모 할머니가 오빠랑 저를 데리고, 병원 열자마자 병원에 갔는데 오빠가 진짜 갑자기 멀쩡한 얼굴로 변하더니

 

 

"할머니 나 이제 안 아파요 "

 

이러고 의사도 아무런 문제없다고 그래서 다시 집에왔더니만, 또 시름시름앓고 밤새도록 고모 할머니는 그 전날 밤부터 잠도 못자고 오빠 돌보고, 그때 엄마 아빠가 핸드폰도 없고 외할머니댁 연락처도 없어서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었어서.. 

전화를 끝내고 무당 아줌마가 당장 가는게 좋지 않겠냐고, 본인도 같이 가주신다 하셔서 엄마 아빠랑 외할머니랑 무당 아줌마랑, 급하게 고모할머니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오빠가 아픈 걸 어떻게 아셧냐고 엄마가 물으니까, 엄마 옆에 붙어있는 그 귀신이 갑자기 낄낄대고 웃고 너무 좋아하는 꼴이, 분명히 그 악귀가 애들한테 해코지를 했구나 싶어서 알았다는 겁니다.

무당이야기를 듣고 나서 엄마는 계속 오빠 걱정에 우시고 외할머니는 달래 주시고...  아빠는 무슨 정신으로 운전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정신없이 오셨다고... 

저는 낮잠자고 있을때 엄마 아빠가 고모할머니댁에 도착 하셨는데, 고모 할머니 집에 들어가자마자 엄마보다 무당 아줌마가 먼저, 오빠한테 달려가서는 오빠를 안고 막 우셨다는거에요 

고모할머니는 생전 처음보는 여자가 저희 오빠를 안고 우니까 놀라서 멍하니 쳐다보고, 엄마는 그때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서러워져서는 무당이랑 같이 우셨데요 

무당 아줌마랑 엄마랑 정신없이 울고 있을 때, 외할머니가 고모 할머니한테 상황 설명하시고는, 아빠는 자동차 주차하고 돌아오는데, 아빠가 자고있는 저를 깨워서 집에 가자고 하셨습니다. 

고모할머니는 마찬가지로 천주교인데, 그런 걸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셔서 같이 안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고모할머니께 인사드리고 집으로 가는데, 차가 좁아서 저는 엄마 무릎에 앉아서 가고 오빠는 무당아줌마 무릎에 앉아서 갔는데, 무당 아줌마가 오빠를 계속 쓰다 듬으면서 우리 ~~이 우리 ~~이 하고 계속 중얼거리셨어요 

저는 그때 그 아줌마가 무당인줄도 모르고 그냥 아는사람 인가보다 생각했어요 

신기한게 엄마 아빠는 오빠 이름을 그 아줌마한테 한 번도 가르쳐 준 적이 없었다는데, 아줌마는 오빠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 집 가는 내내, 오빠 이름을 주문처럼 외우셨는데, 외할머니가 엄마한테 우는 모습이나 말투로 봐서는 아마 외할아버지 였을거라고 하셨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무당아줌마는, 오빠를 내려놓고 무표정으로 집안에 제일 먼저 들어가셨고, 다시 오빠를 끌어안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집안에 들어가서도 특별한 행동은 없었고 그냥 이방 저방 둘러보고 다니다가, 유독 한참 동안을 멈춰서서 봤던 데가, 창고 방이랑 안방 화장대 앞을 유심히 보셨습니다. 

한참 돌아다니다가 작은 방에가서 장농을 열고 장농에 있던 부적을 바로 찾아 때버리는데, 부적이 무슨 불에탄 것도 아니고 누렇게 반쯤 삭아서 있었습니다. 이게 후에 외할머니가 붙여두신 부적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새 부적을 다시 붙이고는, 오빠한테 숨고 싶으면 저번처럼 발길닿는 곳에 숨으면 된다며, 안전하니까 라고 하셨고, 그러고는 작은 방에서 나와 탁자를 버리라고 해서 탁자가 커서 아빠가 나중에 버리겠다고 하니까 

무당아줌마가 지금 당장 버려야 한다고 버리자고 하시는통에, 엄마랑 아빠랑 무당아줌마랑 셋이서 탁자를 겨우 밖에다 내놓고, 그러고는 또 안방 화장대 앞에 가서 한참 있더니, 버리면 큰일 날거라고 일단 두라고 하고는 화장대 맨 밑 서랍 깊숙히 접은 부적같은 걸 숨겨 두시고는, 누가 부적을 찾거든 절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지 말고 두라고 우리 가족한테 말씀 하셨습니다. 

그러고 바로 창고 방으로 가서 그 방문에 부적을 붙혀 두고 되도록이면 들어가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뭔가 찝찝하다고 둘러봣던 곳을 또 둘러보고 또 둘러보다가, 갑자기 무당아줌마가 티비 밑에 있는 장식장에 가서 장식장도 갖다 버려야된다고 그래서, 또 세분에서 그걸 낑낑거리면서 빼냈는데....

 

장식장 뒤에 머리카락이 진짜 한 웅큼이 있었습니다.

 

무당아줌마는 그걸 보고 질겁을 하셨고, 당장 쓸어서 없애버려야 한다면서, 바닥에 뭘 쏟았는지 찐득하고 머리카락이 한 웅큼 달라 붙어있고 고약한 냄새도 나고, 그런게 있는데도 집에 벌레는 한마리도 없었습니다. 

엄마 아빠는 장식장 버리러 가고 무당아줌마는 수건을 빨아오면서, 독한 집이야 독한 집.. 하시면서 그 더러운 머리카락과 찐득거리는 걸 열심히 치우시더니, 다 치우고는 머리카락이나 오물 묻은 수건을 봉지에 싸서 내다 버리셨어요 

엄마 아빠한테 '뱀술에 사람 머리카락이다' 라고 하셨답니다.. 그 찐득한 게 뱀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집에서 한바탕 하고 아줌마가 버릴 건 다 버렸는데, 아직은 아니니까 당분간은 말한거 잘 지키라며, 본인은 다시 자기 집에 간다고 몇 달뒤에 굿이나 하러 올거니까 그때까지만 잘 버티고 있으라고, 이야기 했던 것만 잘 지키라는 말로 계속 신신당부를 하고 가셨어요 

 


무당 아주머니가 다녀가신 후에 집 꼴이 좀 말이 아니었는데, 티비는 바닥에 떡하니 대충 놓여있었고, 내릴때 잘못 건들였는지 티비는 고장이 나 있엇습니다. 

그리고 쇼파앞은 휑하니 텅 비어 있었는데, 그런데 신기하게 그 이후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너무 일반 가정집 같이 평온 했습니다. 

티비가 없어도 가족들끼리 잘 지냈는데, 그럼에도 솔직한 심정은 그 후 집 분위기가 더 무서워진 느낌이긴 했습니다. 

그래도 가족들이 전부 다 약속이라도 한 듯이 서로 무섭다는 이야기는 절대 안했고, 그냥 거실에서 불 켜놓고 제가 가지고 놀던 살구나 부루마블 같은거 꺼내놓고 있었고, 전 재밌었지만 엄마 아빠는 억지로 웃고 놀고 그러고 있었던거 같았습니다. 

그러다 밤이되면 가족끼리 우르르 화장실가서 다 같이 양치하고, 지금 생각하면 살짝 웃기긴 한게, 가족들 차례로 볼일보고 나머지 가족들이 밖에서 기다려주고, 우르르 안방에 들어가고.. 

그렇게 그날 다 같이 잠이 들어도 중간마다 잠에서 깼습니다.. 

좀 몽롱하게 깼는데, 바닥에 슥슥 소리나는 게 들렸고, 그럼에도 소리는 들려도 도저히 확인 할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수면제 먹은 상태처럼 맥 없이 다시 잠들고 그런 걸 반복했고, 눈꺼풀이 천근만근인 느낌... 계속 그렇게 일어났다 기절하면서, 깨고 자고하는 중간 동안에 슥슥 소리는 밤새도록 났던거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엄마 아빠 오빠 전부 다 밤에 무슨일 있었다고는 말 안하는거에요.. 

그래서 그 소리는 저만 들은 줄 알고 그냥 넘어갔는데, 그렇게 한 달 정도는 가족 모두 잘 지냈고, 어느 날 날씨가 쌀쌀해질때 쯤이었는데, 오빠랑 저랑 학교 갔을 때 주인집 할머니가 찾아오셨고, 엄마 아빠가 굿을해도 되냐고 연락했더니 찾아오신거에요 

오자마자 다짜고짜 엄마 아빠한테 동네 시끄럽게 무슨 굿을 하느냐고 집 계약 자체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집이 몇 년안에 철거 될거라서 계약이 그리 길지 않았어요

좀 조용히 살다 나가라면서 화를 내셨대요 

한참을 실랑이를 하다가, 엄마 아빠는 홧 김에 그러면 오늘 하루 이 집에서 지내보라고 그러셨고, 근데 주인 할머니가 그러시겠다고 하셔서 진짜 저희가 학교 갔다왔을 때 주인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솔직히 엄마 아빠는 진짜로 주무시고 가신다기에.. 좀 이상하게 생각되고 놀라셨다고 했습니다 

그냥 다툼도 있었고, 화도나고 해서 별 생각 없이 자고 가라고 하신건데, 오빠나 저는 엄마 아빠가 주인 할머니 오늘 주무시고 가실거라고 그러시길래, 할머니께 인사드리고 어색하게 앉아 있다가 같이 저녁식사 하는데, 그 할머니께 엄마 아빠가 작은 방에 주무시라고 했었고, 할머니도 알았다고 하셨답니다. 

근데 갑자기 저녁 먹다가 할머니가 창고 방을 가르키면서 저 방은 뭐로쓰고 있냐고 물으시는거에요 

엄마 아빠 말씀으론 이미 다 설명 들으셔놓고 또 물어보는게 이상했다고 하셨는데, 그냥 창고라고 다시 설명 했더니 식사하시다 말고 갑자기, 그 방을 구경하겠다며 그 방문을 열고 들어가시는거에요 

엄마 아빠는 그때 너무 놀라서 밥먹다가 더 먹지도 못하고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방안을 둘러보더니, 방문에 있는 부적을 보며 이런 걸 왜 갖다 붙혀 놓았냐고 물으셔서..

제가 '그 방에 무당아줌마가 들어가지마라고 했는데요' 했는데..

 

그랬더니 그 할머니가 갑자기 그 방에 주무시겠다는거에요 



엄마 아빠가 계속 말리고 설득했는데 끝까지 거기 주무신다고... 그래서 이불을 그 방에 깔아 드리고 저희 가족은 그냥 안방에서 잤습니다. 

그렇게 잠에 들었는데, 엄마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막 화내는 소리라고 해야하나.. 뭐라고 하는 진 잘 모르겠는데 분명 누가 화내는 소리가 들렸다고 하셨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방에 있는 할머니 목소리라 생각이 들어, 엄마는 아빠를 깨워서 그 방으로 가셨는데.. 

갑자기 그 방안에서 할머니가...

 

"어디있어! 어디있어! 죽는다! 진짜 죽는다! 어디 있느냐고!"

 

 

이런 소리를 내면서, 방 안에서 뭘 던지는지 책 같은거 던지는 소리나 물건 던지는 소리가 났다고 하셨습니다. 

엄마 아빠가 너무 놀라서 방문을 열려고 하는데 뻑뻑하니 전 보다 더욱 안 열렸는데, 억지로 방문을 열자마자 그 할머니가...

 

"여기있다!!!"

 

 

라면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방 안에서 툭 튀어나오더니 문 지방으로 달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깜짝 놀라서 막 소리를 지르고 그 바람에 제가 잠에서 깼는데, 그렇게 그 방 쪽으로 갔는데, 할머니는 문지방에 막 달려들고, 아빠는 할머니를 막 뜯어 말리면서 "여보 여관집 좀 불러와!"' 하면서 다급하게 소리치고 계셨습니다. 

아빠가 할머니를 말리면서 봤는데, 할머니가 달려드는 문지방에, 접어 놓은 종이가 테이프로 발려 있었고, 문이 뻑뻑하게 안열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도 몰랐던 부분에 무당 아줌마가 부적을 붙혀놓고 가셨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엄마는 잠에서 깬 저를 방에 들어가라고 하시더니, 여관집으로 가서 아저씨를 부르러 가셨어요 

전 방에 들어가서 다시 잠들었구요 

엄마가 여관 아저씨를 데려와서 할머니를 아빠랑 아저씨가 겨우 그 방밖으로 데리고 나오셨는데, 아빠 말씀으론 그때 그 할머니가 냈던 힘이 보통 노인네 힘이아니라 장사였다고.. 아저씨랑 아빠가 함께 말리는 힘으로도 힘에 붙일 정도였다 합니다. 

근데 더 이상한 건 겨우 방 밖으로 떼어냈더니, 할머니가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쇼파로 가서 잠에 들었다는 겁니다. 

그 모습을 여관아저씨와 엄마, 아빠가 진짜 한참을 넋 나간듯 보고 계시다가, 여관 아저씨가 자기 어머니가 왜 저러는거냐고 따져 물으시는데, 엄마 아빠도 뭘 알아야 대답을 해드리죠... 

아저씨도 결국 내일 이야기 하자고 그 할머니 부축해서 내려가셨구요.. 

그 일이 있는 동안에 저는 다시 방에와서 오빠 옆에 다시 누웠다가 얕게 잠이들었는데, 그때 제가 꿈을 꿨는데, 제 꿈에 노란한복을 입은 아저씨가 나와서 제 이름을 부르면서 이리로 와 보라는 겁니다..

저는 거부감이 하나도 들지 않아서 아저씨한테 가까이 갔는데, 그랬더니 아저씨가 갑자기...

 

 

'일어나!!!

 

하고 호통을 치는데 그 소리가 무슨 바로 옆에서 천둥이 치듯 크게 들렸고, 무섭다는 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많이 놀랐습니다.. 

너무 놀라서 잠에서 벌떡 깼는데 꿈에서 본 아저씨 얼굴이 너무 생생한거에요...

방은 깜깜하고 조용한데 방문은 살짝 열려있고 밖에서 어른들 소리가 들리는데, 왠지 거실에 나가기보다 오빠를 깨워야겠다 싶어서 오빠를 흔들어 깨웠어요 

그랬더니 오빠도 깜짝 놀란 사람처럼 벌떡 일어나는거에요 

저는 계속 멍했고, 오빠도 뭔 생각하는지 아무 말 없고 둘이 그냥 엄마 아빠 들어오실때까지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엄마 아빠가 그때 방에 들어오셨어요 두 분 다 방에 들어오셨다가, 저희가 앉아있는거 보고 놀라서 불 부터 키고 나쁜 꿈이라도 꿨느냐고 물어보셨는데... 

저는 그냥 어떤 노란옷 입은 아저씨가 꿈에서 나보고 일어나라고 소리치는 꿈 꿨다고, 그 아저씨 목소리가 너무 커서 놀라서 일어났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오빠도 꿈에서 그 아저씨를 봤다는거에요.. 

오빠는 꿈속에서 잠에서 깼는데 엄마 아빠랑 제가 방 안에서 뭘 찾고 있더래요, 오빠가 엄마 아빠한테 뭘 찾는거냐 물으니까 엄마가 오빠한테...



'야 밖에 무당아줌마 오셨는데 부적을 가져오시라고 하신다'

 

 

라고 했데요, 그러고 곧바로 아빠가 '근데 어디있지? 야 너는 기억하니?' 그러시는데, 오빠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대요..

 

무당 아줌마가 그렇게 몇번이나 말했는데, 엄마아빠가 왜 기억못하지? 하는 생각도 들고, 게다가 제가 막 빠른속도로 바닥을 기어다니면서.. 방 장롱밑을 막 보고 다니는게 너무 무섭고 이상하더래요 

가장 결정적으로 엄마나 아빠가 저희한테 '야' 라고 절대로 안하시거든요.. 항상 누구~ 누구~ 이름 부르거나, 아들, 딸 하고 부르지...

아무튼 그게 너무 이상해서 밖에 진짜 무당 아줌마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고, 마침 방문이 좀 열려 있길래 밖에 나가진 못했지만 문 쪽에 좀 가까이갔는데, 누가 열린 방문 사이에 서서 있었다고 하더래요

 

처음엔 잘 안보이다가 서서히 그 사람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는데, 하얀 옷을 입은 그때 봤던 산발 머리 여자가 서 있었고, 근데 저번과는 다르게 오빠가 그 여자 얼굴을 정확히 봤습니다..

 

 

얼굴이 뱀 비늘처럼 되어있고 귀까지 찢어진 입에서 뱀 혀를 쭉 빼고 있었는데..

 

 

방에는 못 들어오는지 계속 아무것도 없는 열려 있는 방문으로 들어오질 못하고 있었고, 머리를 허공에 유리라도 있는것 처럼 쿵, 쿵 찍고 있더래요

 

그러다가 오빠가 좀 더 가까이 가니까......

 

 

머리를 막 미친속도로 쾅!쾅!쾅!쾅!쾅!!!!!

 

오빠가 너무 놀라서 뒤로 자빠졌는데, 넘어질때 등에 뭐가 부딫혀서 봤더니, 노란 옷을 입은 아저씨가 천둥처럼 큰 목소리를 내면서 그 뱀머리 여자한테...

 

 

'가!!!'

 

 

하고 엄청 큰 소리로 쫓아냈다는 거에요

그때 제가 마침 깨웠고, 오빠도 그 소리치던 아저씨 얼굴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기억나고, 결국 그 날밤은 가족들 모두 다 뜬눈으로 밤을 세고 말았습니다.. 

그러고 며칠 후에 외할머니께 엄마가 전화해서 그 날 있었던 상황을 말씀 드렸는데, 외할머니는 이야기 듣자마자 그 꿈에 노란옷 입은 아저씨가 외할아버지 였던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알고보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엄마를 낳고 엄마 첫 돌에 입으신 옷이 그 노란옷이라 하셨습니다. 

진짜 신기했고, 그 당시 꿈속에서 본 외할아버지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았으나, 그 후에 외할머니댁에서 외할아버지 사진을 보고, 오빠랑 제가 그때 꿈에서 본 할아버지가 확실했습니다. 

아침에 저와 오빠를 학교에 보낸 다음에 아빠는 여관집으로 가셨고, 곧장 내려 갔더니 주인 할머니는 없었고, 새벽에 도망치듯이 자기 집에 가셨다고... 

다행히 여관 아저씨와 대화 끝에 굿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뭐.. 그 날 주인 할머니 꼴을 함께 보셨으니.. 

할머니가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지금도 알 길이 없고.. 모르는 상태이며, 그 뒤로 주인집 할머니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웃긴 건 그 할머니 본인도 우리집에서 그 꼴을 당해놓고 놀라서 도망쳤으면서, 정말 끝까지 우리 가족이 이사는 못가게 하셨습니다. 

무튼 그 날 굿하는 걸 허락 받고 아빠는 한시름 놓으셨대요 

그렇게 또 며칠이 흘러 갔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제 몸이 너무 피곤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밤마다 잠에서 깨고 슥슥 소리도 밤새도록 들리고, 진짜 황달 온 사람처럼 얼굴도 누렇게 뜨고, 엄마가 걱정이 되서 저를 병원에 데려갔더니, 스트레스를 받고 많이 피로한 상태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가족들은 밤에 한 번도 안 깨고 잘자는데, 저만 유독 하루 밤에 10번도 넘게깨고, 그 시기에 학교에서 코피도 여러번 터지고 뭘 먹으면 자주 체하기도 했습니다. 

피곤해서 스트레스 성 소화 불량이 자주왔고, 그러던 어느날은 제가 엄청 아픈날에, 그 날따라 엄마가 밤에 저를 돌보는데  너무 졸음이 쏟아졌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12시에 너무 졸려서, 미친듯이 졸음이 쏟아지는 와중에, 제가 혹시나 잠든 사이에 큰일이라도 날까, 이를 악물고 졸음을 참으셨는데 12시 반쯤 되니까 제가, 갑자기 엎드려 눕더니 몸을 웅크리고 무슨 절하는 자세로 한참을 있었다고.. 

엄마는 제가 배가 아파서 그러나 했는데, '왜 배아프니?' 하고 저를 일으키려고 하셨는데, 제가 꿈쩍도 안하길래 보통때는 뭄무게가 적게 나갔기 때문에, 엄마가 가볍게 번쩍 들었을 정도 였는데.. 

정말 온 힘을 다해도, 옴짝 달싹도 안해서 엄마가 다급하게 아빠를 깨우셨는데, 근데 그때 아빠도 잠에서 깨지 않더래요..

엄마는 한 10분을 저를 어떻게 해보려고 씨름을 하셨는데,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저에게 못 이겨서 나가 떨어졌고, 근데 갑자기 제가 조금씩 움직이더니 땅에 머리를 쳐박고 절하는 자세로, 방을 막 기어다니기 시작했데요

 

손톱을 세워서 바닥을 긁으면서 다녔는데,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고 이상한 포즈로 손톱이 바닥에 스쳐서 슥슥슥 소리내며 기어다니는데, 엄마는너무 무서워서 멍하니 그걸 보고 계셨는데.. 

그 모습을 아무것도 못하고 홀린 듯 지켜보다, 본인도 모르게 잠드셨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그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도저히 분간이 가질 않았다 하셨습니다. 

그래서 당장 외할머니께 전화 드려서 제가 아프단 것과 밤에 본 것을 말씀드렸더니, 그 다음날 당장 무당 아줌마랑 함께 내려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무당 아주머니께서 전화가 오셨는데, 제 안부를 물으시고 아무래도 제가 아프고 하니, 오늘밤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요령을 알려 주셨습니다. 

가족들에겐 절대 알리지말고, 12시가 되면 화장대 서랍에 숨겨둔 부적을 꺼내 오른손에 쥐고, 그걸 품에안고 방문을 등지고 앉아 있으라고, 12시반이 지나고부터 잠이 엄청나게 쏟아질건데.. 

4시까지 절대로 잠들면 안되고 소리도 내지말고 숨 죽여 있어야되고, 또 제가 어떤행동을 하던지 건들지말고 가만히 부적만 품고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4시가 되면 화장대 서랍중에 다른 곳에 부적을 숨겨두고, 그 다음날엔 오빠랑 저를 학교에 보내지말고 가족 모두 기다리고 하셨데요

 

그날 밤이되고, 가족들이 모두 잠들고나서 엄마는 계속 저를 돌보다가, 12시가 되기 좀 전에 화장대에서 부적을 꺼낸 뒤, 그걸 아줌마가 일러준대로 오른손에 쥐고 품에 안은 채 문을 등지고 앉았는데, 정말 잠이 미친듯이 쏟아지더래요.. 입

 

안쪽 살을 깨물어가며 잠을 참고 있었는데, 제가 또 엎드려서 절하는 자세를 하고, 엄마는 놀랐지만 그냥 그 모습을 숨 죽여서 지켜보고 있으셨데요

 

그런데, 제가 전 날처럼 얼굴을 처박고 손톱을 세우는게 아니라, 무슨 강아지처럼 엄마한테 기어 와서 엄마 옆에 강아지가 눕듯이 가만히 누워 있었데요 

제 행동을 보느라 잠이 좀 깬 것도 잠시, 전 날처럼 홀리기라도 한 듯 잠이 쏟아지는데, 볼을 그렇게 피가나도록 깨무는데도, 너무 졸려서 어쩌다 잠들때도 있을 정도로 쏟아졌다 하셨습니다. 

근데 그럴때마다 제가 엄마 다리 위에 두 손을 올리고, 꾹꾹 눌러서 깨웠다는데, 그렇게 겨우 4시까지 버텼더니 저는 언제그랬냐는 듯 제자리로 돌아가 잠들고, 엄마는 가족들이 모르게 다른 서랍에 부적을 숨기고 잠드셨데요 

그러고 그 다음날 무당 아줌마가 외할머니랑 함께 집에 찾아 오셨습니다. 

이상하게 아줌마가 갈치를 한 가득 사들고 찾아 오셨는데, 엄마한테 갈치를 주면서 저녁밥은 이걸로 하라 그랬습니다. 

갈치는 냉장고에 넣어둔 뒤에, 무당아줌마랑 우리 가족은 거실에 모였어요 

아줌마가 한참을 아무말도 없이 집안 이곳 저곳을 보시다가, 갑자기 엄청 상냥한 말투로 엄마한테..

 

 

'혹시.. 미미라는 고양이 기억하세요?'

 

 

하고 물으셨는데, 엄마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에 뭔가 쿵 하고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미미라는 고양이는, 엄마가 중학생 나이쯤 키우던 애완동물 이었는데, 미미는 길 고양이었는데, 새끼를 낳다가 새끼는 몸이너무 약해서 죽었고, 미미도 거의 죽어가던 걸 엄마가 주워와서는 외할머니 허락에 직접 키우셨답니다.

외할머니는 미미한테 살쾡이가 살쪘다고 살찐아하고 불렀는데, 엄마는 그게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외할머니 모르게 미미라는 이름을 붙혀서 불렀다 합니다. 

근데 그 이름은 엄마만 알고 있었고, 우연찮게 외할머니가 들어서 알았을진 몰라도, 무당 아줌마가 그걸 아실턱이 없는거죠... 

정성을 들여 돌봤고, 그렇게 건강을 회복한 미미는, 거의 10년을 키웠지만, 원래 길고양이 출신인지라, 집에 계속 있지는 않았고, 그래도 항상 엄마가 학교 다녀올때 대문쪽에 가만히앉아서 기다리고 외할머니가 주는 밥은 안먹어도, 엄마가 주는 밥밥은 꼭 먹었다고 하셨습니다. 

엄마를 그렇게도 좋아서 따랐다고 하더래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미미가 눈에 보이질 않았고, 장마철이라 비까지 내리는데 고양이가 돌아오질 않으니.. 엄마는 며칠을 비 맞으며 고양이를 찾았는데 결국 찾을 수 없었데요 

 

엄마는 당연히 기억한다고 대답하셨고, 무당 아줌마는 뭐가 기쁜지 엄청 좋아하셨어요 박수까지 막 치면서... 

그러곤 한 동안 상냥한 말투로 저한테도 괜찮냐고 말을 걸고, 뭐 쓸데없이 가족들 하나 하나한테 안부를 물으고 그러더니..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고양이가 빙의한건 아닐까..

그러다 갑자기 원래 말투로 돌아오곤 엄마한테, 그 고양이랑 전생부터 인연이 아주 깊다고 여러번 생을 돌면서도, 서로가 서로의 은인이고 인연인데, 그런데 그 고양이가 지금 딸 옆에 있다면서..

 

안방에서 화장대에 있던 부적은 그 방에 귀신이 들어오면, 그 귀신이 작열통을 느끼게 하는 부적인데, 계속해서 달려들면 혼이 완전 사라지게 되는 부적이라는 거에요

근데 그 고양이가 엄마와 우리 가족을 지키려고, 매일밤 혼을 깎아먹는 작열통을 견디면서 그 방을 지킨다고 하는거에요 

처음 왔을때 무당아줌마가 부적으로 괜찮을거라고 고양이를 설득 했는데, 고양이가 끝까지 지키겠다고 그 방에서 옴짝달싹을 안한다고 하셨어요 

엄마는 그 이야기를 듣고 막 우셨어요... 

무당 아줌마는 부적을 없애주고 싶지만 부적 없이는, 집에 있는 귀신이 팔뚝만한 구렁이인데 그 구렁이로부터, 고양이는 절대 가족을 지켜줄수도 없고, 때기라도 하면 가족이 큰일날거라 그럴수가 없다고 하셨어요 

더군다나 고양이가 가족을 지켜준다고 딸 옆에 있어봤자, 귀신이 붙어있으면 수호령이 아닌 이상 산 사람은 힘들다며, 고양이는 그것을 모르니 오늘은 고양이혼이 다 갉아 먹히기 전에 고양이를 보내 주러오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날 저녁 식사 후에 고양이를 성불 시키는 제사를 간단하게 지냈습니다. 

굿을 했다기 보단, 간단한 제사 형식이었고, 직접 사온 갈치는 제삿상에 올라갔습니다. 

그때 저는 무당아줌마가 시키는대로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제사 지내는 중간중간 기억이 뚝뚝 끊기듯 안 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 말로는 그냥 아무일 없이 끝난일이래요 

무당 아줌마는 제사 후에 곧 바로 가셨고, 당장 굿은 못하니 몇 달 더 있으라고 하셨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그 당시에 가족들이 이유가 뭐에요 당장 해주세요, 이런식으로 따지고들 입장도 아니었고, 엄마 아빠도 그런 성격이 못 되셔서 못 물어 보셨다더라구요 

아무튼 그 제사를 지내고부터, 일단 저는 잠을 잘자게 되었고, 근데 무당 아주머니가 가면서 새로 당부하신게 있었는데, 오빠한테 꿈에 뭐가 나와서 말을 걸든 간에 절대로 대답을 하지 마라고... 

어쩌다 하게 되어도 4번이상 대답하면 안된다고 그러고 내려가셨는데.. 


그 뒤로 3개월은 가족들끼리 안 방에 갇히다시피 살았고, 이미 그 집에 겁을 집어 먹은탓에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어요 

무당아줌마가 안방 말고는 잠자리로 안전한 방은 없다고 하셨거든요 

그렇게 3개월동안 오빠는 잊을만하면 요상한 꿈을 꾸었고, 오빠 일기에 적혀있는거만 말씀 드리자면,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이 어디 아파서 왔냐고 묻는 꿈, 길을 잃어버려서 경찰서에 가서 경찰한테 이름 등등을 질문받는 꿈.. 

엄마가 화내시면서 뭘 잘못했는지 말할때까지 때린다고 때리는 꿈, 심지어 퀴즈쇼에 나가는 꿈까지... 


그게 무당아줌마가 당부해서 그랬는진 몰라도, 신기하게도 꿈을 꿀때엔 오빠는, 남자목소리가 꿈이다 꿈이다 하고 말하는목소리를 들었다는거에요 

오빠도 꿈인줄 몰랐으면 대답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매번 꿈인걸 알게 해준 것 입니다. 

그렇게 시간이가고 마지막 한 달째에는, 오빠가 꿈을 전혀 꾸지 않게 되었데요요 


신기하게 그 시기에딱 무당아줌마가 연락도 없이 찾아오셨는데, 밤 중에 갑자기 젊은 여자 한명하고 같이 오셨는데, 원래는 사복입고 다니는데 옷까지 무당처럼 차려입고 와서는, 가족들 전부 오늘밤 다른 곳에 자고 오라 하셨어요 

그 날 엄마랑 저희는 고모 할머니 집에자고, 아빠는 가게에서 쪽잠자고 아침 일찍 집에갔더니, 같이왔던 젊은여자는 이미 돌아갔는지 없고, 무당아줌마가 끝났다고 인사하고 가셨데요 


가면서 집에 향냄새 빠지면 마누라랑 애들 데리고 들어와서, 이사갈때까지 편히 지내라고 하셨는데, 무당아줌마한테 돈 챙겨 드렸더니, 외할머니한테 은혜 입은게 있다며 한사코 거절하시고 그냥 가셨데요 

그 뒤로는 거짓말처럼 아무일도 없었고, 우리 가족들은 2달 뒤에 이사를 갈 수 있었습니다. 

이사갈때 조차 주인 할머니는 못봤고, 후에 아빠가 동네 사람들한테 들은 이야기로는, 그 집에 전에 산 좋아하는 아저씨부부가 살았는데, 산에가면 뱀을 잡아다가 산채로 술을 담그고 그걸 모으는게 취미였다고 하셨습니다.

어디까지나 소문이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고, 영적으로 힘드신 분들이 무당 아주머니 소개해 달라고 하시는데, 안타깝게도 그 분은 지금 이 세상 분이 아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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