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려는 모든 시도는 항상 지옥을 만들어낸다" 다른 좋은 고전들도 많았지만 굳이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그다지 대단치는 않은데, 정치학 개론 시간에 스치듯이 읽고 넘어갔던 저 문장이 뇌리에 깊게 박혔기 때문이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널리 알려진 비슷한 문구로 이런 것도 있습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이 책은 나치의 박해를 피해 타국으로 떠난 유대인 철학자 칼 포퍼의 일대의 역작입니다. 칼 포퍼는 토마스 쿤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철학자 중 한 명이지만, 그의 사회과학적 통찰력 역시 뛰어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대표적 저서인 과 함께 은 당시 전세계에 만연해있던 전체주의의 사상적 기원을 밝히고, 전체주의가 가지는 폭력성을..

거래는 간단하게 끝났습니다. 우리는 그에게 몇가지 질문을 해야했고, 그도 우리에게 몇가지 질문을 하는 정도 였으니까요 다만, 무언가를 물어본다는 것이 약간은 이상하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도대체 악마가 우리한테 뭘 알고 싶어하는지, 저 역시 말해줄수가 없었습니다. "천국은 실제하나요?" "실제해." 악마는 대답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화톳가에 꺼져가는 불꽃 같았습니다. "그리고 지옥도 존재하지." "누가 천국에 가나요?" "신이 그 곳에 있기를 바라는 누구든지." "그건 우리에게 너무 애매한 대답이라 좀 두렵네요." "그게 뭐지?" 그는 눈을 들어올리며 물어 보는데.. "네?" "두렵다는게 뭐지?" 잠깐 혼란스러웠지만, 저는 최선을 다해 공포라는 감정을 묘사하려고 했고, 저의 설명이 약간 서툴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