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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천재, 우수 인재를 많이 가진 국가나 기업이 경쟁에서 이기게 된다는 게 나의 신념”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제도. 소수의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 경쟁시켜 천재로 키워야 한다"

 

"앞으로는 천재 한명이 10만명, 20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가 될 겁니다."

 

 

평소 천재의 중요성을 역설해 온 이건희 회장은, 천재만이 창조적이고도 혁신적 결과를 이끌 수 있다는 그의 굳은 신념은, 유수의 인재들을 모두 삼성에 스카웃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건희 회장이 생각하는 '천재'란 무엇일까?

 

지난 2003년, 이건희 회장은 동아일보의 요청에 응해 8시간 분량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인터뷰 주제는 '천재론' 이며, 이건희 회장의 천재관, 인재관 그 요체가 담겨있습니다. 

 

 



Q. 지금 이 시대에 이 회장이 쓰고 싶어하는, 갈망하는 인재는 어떤 유형인가.

 

- 바로 천재입니다. 부에서는 신경영이 질(質) 위주 경영이었다면, 제 2 신경영은 무엇이냐고 궁금해합니다. 그에 대한 답은 바로 나라를 위한 ‘천재 키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21세기는 경쟁이 극한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소수의 창조적 인재가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 입니다. 과거에는 10만명, 20만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살렸지만, 앞으로는 천재 한명이 10만명, 20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가 될 겁니다.

 

총칼이 아닌 사람의 머리로 싸우는 두뇌전쟁의 시대에는 결국 뛰어난 인재, 창조적 인재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됩니다. 20세기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제품을 만들었으나 21세기에는 천재급 인력 한명이 제조공정 전체를 대신할 수 있을겁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라인 한개를 만들려면 30억달러 정도가 들어가는데 누군가 회로선폭 반만 줄이면 생산성이 높아져 30억달러에 버금가는 효과를 거두게 됩니다. 천재들을 키워 5년, 10년 후 미래 사회에서 선진국과 경쟁해 이기는 방법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Q. 이회장이 말하는 천재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류의 사람인가.

 

제가 얘기하는 천재는 공부만 잘하는, 100점만 맞는 사람이 아닙니다. 각자 끼가 하나씩은 있고 놀기도 잘하고 공부도 효율적으로 하고 창의력이 뛰어난 그런 사람을 말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빌 게이츠 같은 사람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매출액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7%를 차지하고 세금도 미국 총 납세액의 1.8%에 이릅니다. 그런 천재 3명만 나오면 우리 경제는 차원이 달라집니다. 그런 천재 세 사람을 찾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천재는 길러질 수 있나. 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인가.

 

- 많은 준천재급 인재들이 천재급 자질을 갖췄지만 어려서부터 자질에 맞게끔 공부를 못했을겁니다. 물론 문과 출신들도 해당되는 얘기입니다만 공부의 타이밍이 너무 늦어 머리가 굳어지게 되는 것 입니다.

 

이들은 대개 1940년대 후반이나 50년대 초반에 태어났는데 당시는 전문서적은 물론 상상력을 키워주는 소설이나 만화책도 없었습니다. 놀이 종류가 딱지치기, 구슬놀이, 술래잡기 정도가 다 입니다.

 

머리가 말랑말랑할 때인 초·중학교 시절에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못되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충분히 천재로 클 수도 있었을 텐데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천재는 확률적으로 1만명, 10만명에 한명 나올 정도의 사람이기에, 대한민국에서 잘해야 4백∼5백명이 전부 입니다. 그런데 이런 천재들은 보통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교육으로는 천재성을 오히려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빌 게이츠가 일본이나 독일 프랑스 중국 한국 등에서 태어났다면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있었겠습니까.

 

우리나라에도 그런 천재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현재의 제도나 사회 인식에서는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제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수의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 경쟁시켜 천재로 키우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일본 유럽 미국의 천재 교육 시스템 중 어느 것이 좋은지 연구해서 우리 교육제도에 접목시키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Q. 천재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위화감을 조성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천재성을 조기에 발굴해 육성하는 것이 시급한데 ‘위화감’ 때문에 시도 한번 해보지 못합니다. 미국을 보면, 공립학교에서 대부분 교육을 담당하지만 상위 15%는 사립학교, 특수학교에서 그들에 맞게 교육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사립학교 재단에 기금을 기부해 천재 육성센터를 만들려고 해도 걸림돌이 많은데 이런 것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하향 평준화를 더 이상 방치하면 국가의 장래도 어두워지게 될 것입니다.

 

 

Q. '끼 있는 인재'를 강조해왔는데, '끼'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마니아’형의 인재를 말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우수하지는 않을지라도 특정 분야에 남다른 재능과 흥미를 갖고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조직 내의 협조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할지 몰라도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열정과 몰입도는 굉장히 높습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이 기대되는 인재 유형인 것 입니다.

 

이처럼 개성이 강하고 재능 있는 인력의 기를 살려주고 남다른 발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사장이나 전무정도의 위치한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들의 이름을 다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회장이 이번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핵심 육성 대상 인재는 천재, 이공계 기술인력, 여성인력, 끼 있는 인재, 글로벌한 인재 등 5개 항목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기자는 최근 삼성의 전현직 고위 관계자 3명에게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이회장이 가장 중시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느꼈냐”는 공통된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대답은 한결같이 일치했습니다. “창의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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