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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이야기/축구전술

토탈 풋볼에 대해서

여러이야기 2021. 12. 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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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풋볼'이란,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인 1970년대에의 네덜란드 명감독 '리누스 미헬스'가 만들어낸 축구 전술 입니다. 아약스, FC 바르셀로나,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축구에 전술의 개념을 도입하였고, 이는 곧 그 시대의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미헬스 감독이 토탈 풋볼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기 전의 축구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각자의 포지션에서 공격수는 공격만, 미드필더는 중앙에서 공수만, 수비수는 수비만 하고 그 포지션 위치를 벗어나지 않고, 서로 '패스'워크만 주고 받으며 공을 돌리는 정도 였기 때문에, 그래서 팀에 그 시대의 뛰어난 선수 1명만 있어도 쉽게 이기게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축구는 뛰어난 축구선수에게 의존하기 바빴으며, 그 마저도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게임이기에, 골을 잘 넣어줄 수 있는 '공격수' 포지션에만 포커싱이 갔으며, 나머지 포지션은 그렇게까진 부각되지 않던 시대였습니다.

 

그런 시대에 맞서고자, 미헬스는 '토탈 풋볼'이라는 전술로 축구 패러다임을 이끌게 됩니다.

 

 

토탈 풋볼 전술이란?

 

축구란 기본적으로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 게임 입니다. 이건 규칙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바뀔 일이 없습니다. 반대로 골을 먹히지 않아야 최소한 비기거나 지지 않습니다. 이 역시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두 가지를 놓고 승무패가 갈리는 법칙이 있는 스포츠 게임 입니다. 

 

물론 그 사이 사이에도 규칙이 있긴 합니다. 옐로카드라던지, 옵사이드 라던지에 대한 세세한 부분은 제껴두고 보더라도, 일단 아주 기본적으로 '골을 넣어야 한다.' 와 '실점을 해서는 안된다.'는 절대적인 법칙 입니다.

 

여기에 미헬스는 3번째 절대법칙을 제시 합니다.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 공격 가담 선수를 많이 집어 넣거나, 골대를 지켜야 하는 상황엔 수비 가담 선수를 많이 집어 넣어 1, 2 법칙 양쪽을 극대화 한다.' 라는 3번째 법칙을 세우게 됩니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그저 자리 지키기 급급했던 그 시대에서, 그러한 틀을 깨고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이가 공격시엔 다 같이 공격하고, 수비시엔 다 같이 수비하는 축구는, 그 당시엔 가히 혁명적인 전술 이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던 수비수들이 포지션을 벗어나 공격진영까지 나와서 공격 루트를 제공하게 해 주거나, 수비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던 공격수들이 전방에서 달려오는 상대 공격수를 마크하면서 차단하며 시간을 벌어 줄 때 뒷 진영에서 개떼처럼 올라와서 공격하는 방식 이었습니다.

 

문자 그대로

 

전원 공격 + 전원 수비 = 토탈(전체) 풋볼

 

이었고 이 전술이 나옴으로써, 한 명의 천재선수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점차적으로 조금씩 팀 스포츠 게임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지금에야 윙백도 공격할 때 같이 나가고, 윙어도 수비 할 때 내려와서 협력수비하고, 요즘 공격수조차 수비시 내려와서 지역방어 하는게 당연하지만, 그런 조직적이고 재미있는 축구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건, 바로 리누스 미헬스라는 감독이 있었기 때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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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풋볼 전술적 문제점

하지만 전원 공격 or 전원 수비의 완벽해 보였던 이 전술에도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선수단 전원이 기본적으로 강도 높은 체력을 바탕으로 하고, 그에 걸맞는 전술적 이해도가 따라줘야 했습니다. 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이 전술은 잘 돌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인자강의 체력을 지녔다 하여도, 공수의 전환를 읽을 줄 알아야하고 그에 걸맞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필드의 상황에서 그런 이해도도 높아야 하지만 빠르게 해석도 할줄 알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그런 수준 높은 이해도를 지녔다 하여도, 체력이 뒷받침 해 주지 못하면, 머리론 어떻게 하겠다는 걸 인지하나, 몸은 따라 주질 않습니다. 정말 쉴 새 없이 위 아래로 뛰어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선수단 전원이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당대 최고의 선수였던 '요한 크루이프'와 같은 키플레이어가 없다면, 온더볼과 오프더볼 상황에서의 판단을 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이 전술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도 힘들었습니다.

 

선수로서 넓은 시야와 역대급 테크닉을 가지고 있었던 크루이프는, 적재적소의 상황에서 필드에서 내려가고 올라가면서 빌드업을 해 주었기 때문에 선수단과 볼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전술이 실행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월드컵과 같은 단기적인 토너먼트엔 효과적이지만, 리그전과 같은 긴 여정에는 잘 맞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로테이션을 돌린다 하여도, 계속 뛰어야 하는 만큼 리그 후반부에는 체력 소진으로 퍼지게 될 수 밖에 없는 전술이기 때문 입니다. 

 

그 밖에도 파훼법도 생각보다 간단해서, 수비진영에서 지키고 있어도 최소 무승부는 가능했고, 후반부 역습 카운터를 통해 체력이 빠진 틈을 타 골을 넣어 승리할 수도 있었습니다.

 

 

 

리누스 미헬스의 페르소나 '요한 크루이프'

리누스 미헬스가 토탈 풋볼 전술의 창시자라면, 요한 크루이프는 필드 위에 실행을 옴기는 '야전사령관' 이었습니다. 당대 최고의 테크니션에, 타고난 인자강의 피지컬과, 머리까지 좋아서 전술 이해도 역시 탑티어에 속했던 완벽한 축구선수 였던 크루이프는 현재까지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전설적인 축구선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약점이 많았던 토탈 풋볼이었지만, 미헬스는 크루이프를 통해 완성시켰으며, 그 결과가 아약스 시절 리그 3연패 (1966~1968), 유로피언컵(1971, 현재 위상으로 치면 챔피언스리그) 우승, 바르셀로나 시절은 리그 1회 우승, 코파델레이 컵 1회 우승에 그쳤지만, 바르셀로나의 축구의 기초를 다진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밖에 네덜란드 대표팀에선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아쉽게도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때도 필드엔 크루이프가 있었으며, 그의 축구 인생에서 크루이프는 '페르소나'와 마찬가지 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토탈 풋볼을 설계한 리누스 미헬스는 커리어만 놓고 볼때 그렇게 훌륭하진 않습니다. 트로피만 놓고 본다면 그보다 위에 있는 감독은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미헬스는 현재까지도 그 어떤 감독보다 역대 최고의 감독이라고 평가 받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그 시대의 축구 '패러다임'을 바꾼 선구자이자, 혁명가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토탈 풋볼이라는 전술을 만들었고, 그 전술의 골조를 토대로 전술들이 계속 파생되고 변형되어 현재까지 왔기 때문 입니다. 

 

그렇기에 충분히 고평가 받을만한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공격진에 멀뚱멀뚱 서 있는 공격수를 보거나, 수비진영에 박혀서 올라올 생각조차 않는 수비수들을 보면서, 미드필더들은 지금처럼 세분화 되지도 않았을 것이며, 풀백이 공격 지원을 올라오는 것에 굉장히 잘못된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며 그 풀백을 욕할수도 있습니다. 

 

그런 위대한 업적을 남긴 감독이 만든 '토탈 풋볼'에 대해 작성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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