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품정리 의뢰를 하려고 하는데요." "전 고인의 채권자입니다." 2013년, 초여름 유품정리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이상한 것은 유가족도 집주민이나, 건물주도 아닌 고인의 채권자가 의뢰를 하였습니다. 유가족, 집주민, 건물주 말고는 가끔씩 관공서 쪽에서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고인의 채권자에게서 연락이 오는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 의뢰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인은 주공아파트에 혼자 거주하는 20대 젊은 여성으로, 집안에서 약을 먹고 자살을 하였다고 합니다. 유품정리를 위해, 경찰 및 주공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하여 고민의 유가족을 여기저기 수소문했지만, 유가족은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고인은 무연고 사망자로 구분이 되었으며, 고인에게 대출을 해준 채권자..
어릴 적 아주 잠깐동안에 알고 지내던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그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급하게 장례식 다녀온 뒤로 계속 속이 쓰리고 참담하고 그렇습니다.. 고인의 이야기를 함부로 쓴다는 것이 참 몹쓸 일일까 싶다가도, 주변에 기댈 곳 하나 없었던 그 친구를 누군가라도 추모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과 제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조금 풀고자 작성합니다. 저는 어릴 적 초등학교 입학을 막 앞둔 시점에, IMF를 직격으로 맞고 같이 살던 가족들 모두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저와 3살 터울 남동생은 고향이었던 부산 할머니집에 가게 되었고, 아버지는 서울에 일을 하기 위해 가셨으며, 어머니는 지인의 가게에 일하러 제주도에 가시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초등학교 들어가는 순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