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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게임이나 소설을 보다보면 엘프와 드워프는 항상 라이벌 관계로 나오는데, 왜 그런 것인가.. 그 기원은 판타지의 아버지인 J. R. R. 톨킨이 만들어낸 설정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99%의 현대 판타지는 이 사람이 쓴 반지의 제왕 세계관을 밑바탕에 깔고 있기에 그런 것 인데..

J. R. R. 톨킨이 죽고, 그가 사후에 남겨진 메모를 바탕으로, 아들 트리스토퍼 톨킨이 집필한 실마릴리온은, 반지 세계관의 탄생부터 1~4시대까지를 다루는 소설이라고 보기엔, 오히려 역사책에 가까운 책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참고로 반지의제왕 1~3권이 3시대 극 후반에 일어나는 일인데, 엘프와 드워프가 사이가 나빠지게 된 사건은 1시대에 벌어진 일에 기반합니다.

태양과 달이 생기기 전에는 세상이 두 그루의 나무로 밝혀지고 있었는데, 초대 마왕 모르고스가 그 나무를 죽이기 전에 나무의 빛을 담아낸 보석입니다.
모르고스가 나무를 죽이는 와중에 이 3개의 보석을 훔쳐가고, 엘프들은 이 보석을 무조건 되 찾아오겠다고 맹세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여러 사건들이 진행되는데, 책 제목부터가 실마릴리온인것만 봐도 얼마나 중요한 보석인지 알 수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흐르고 사건도 일어났지만, 우선 전부 생략하고 이 커플의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인간 베렌과 엘프 루시엔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데, 실마릴리온에서도 비중이 꽤나 크기에, 이렇게 따로 소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베렌은 고귀한 혈통이긴 했으나, 루시엔도 왕족이었고, 그럼에도 엘프왕 싱골은 이 둘의 관계를 인정할 수 없었고, 베렌에게 내 딸을 원하면 실마릴을 되찾아오라고 하게 됩니다.
그러자 베렌은 따님을 고작 손재주로 만든 물건과 바꾸다니, 멍청하다는 패기있는 말을 남기고 떠나게 됩니다.
이 와중 루시엔은 아버지 몰래 같이 따라가기도 합니다.

지도를 살펴보면, 초록색이 싱골이 다스리는 도리아스, 그리고 지도를 벗어나서 빨간 화살표 방향으로 쭉 가면 모르고스의 요새 앙그반드가 나오게 됩니다.
앙그반드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에도 여러 복잡한 이야기가 있고, 이때는 모르고스의 부하이던 사우론과 한판 떠서 이긴 이야기 등등이 있지만 역시 중요한게 아니므로 생략합시다.

여차저차 모르고스 앞까지 온 베렌과 루시엔은, 마법의 노래로 모르고스를 잠재우고 실마릴 하나를 손에 넣게 됩니다.
왕관에서 보석을 빼자 모르고스가 뒤척이며 잠꼬대를 하기 시작해 두려워진 베렌과 루시엔은 하나만 가지고 도망치게 됩니다.
도망가는 와중 베렌이 실마릴을 쥐고 있던 손을 통째로 늑대 카르카로스에게 잘라먹히는 등 여러 고비를 넘기게 되며, 결국 실마릴을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베렌의 사랑이 참된 것을 확인한 싱골은 결국 둘의 결혼을 허락하게 됩니다.

실마릴을 둘러싼 엘프들끼리의 정치적 분쟁, 실마릴을 되찾기 위한 카르카로스 사냥과 그 와중에 베렌의 사망과 부활 등등 전부 스킵하고 아무튼 실마릴을 드디어 찾아오게 됩니다.
싱골은 이 실마릴을 드워프들에게 맡겨 아름다운 목걸이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마릴의 유혹에 빠진 드워프들은, 이 목걸이를 만드는 대가로 실마릴을 요구하게 되고, 결국 싱골을 살해하기 까지합니다.
이 사건이 크게 번져 나중엔 결국 드워프들이 도리아스를 점령하게 됩니다.
실마릴은 여차저차에서 베렌과 루시엔의 아들에게 넘어갔으나, 드워프가 엘프왕을 살해한 이 사건은 두고두고 화자되어 전해졌습니다.

그 갈등이 얼마나 심했는가 하면, 3시대 말기의 김리와 레골라스가 친구를 먹기 전까지는, 1~3시대 수만년의 기간동안 엘프와 드워프가 친구를 먹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오랜 기간동안 적대적 관계를 유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