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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제를 박살낸 이야기

여러이야기 2022. 7. 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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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에, 저는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소위 '아싸' 부류에 속했던 사람 이었습니다.

 

그토록 꿈꿔왔던 캠퍼스 라이프 였지만, 그리 즐기지도 못했고, 자기들 끼리 어울리면서 노는 모습만 보게 되었습니다. 미팅, 과팅 같은 것도 하고 싶었는데, 그런 제의 조차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과대에게 미팅, 과팅좀 하고 싶은데 주선 해 달라고 까지 했던 적이 있었는데, 알겠다고 하더니 그 이후로 저를 피하는 느낌만 받았을 뿐 입니다. 

 

그 와중에 끼리끼리 친해진다고 하듯, 동기 2명 정도는 친하게 지냈지만, 저와 달리 이 아이들은 캠퍼스 라이프 라던지, 노는 것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친구들 마저 없으면 완전 혼자인 신세 였기 때문에, 재미가 없을 지언정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학교 축제 날이 왔고, 동기 2명은 관심조차 없이 먼저 집에 가버렸고, 저는 그래도 대학 축제 경험 정도는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얼굴에 철판 깔고 혼자서 축제 구경하고 다녔습니다. 

 

과마다 삼삼오오 모여 즐겁게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자괴감이 차 올랐고, 혹시나 우리 과 애들 마주칠까 두려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홀로 외톨이처럼 보내고 있었는데, 한 주점에서 우리과 남자 아이들과 또래로 보이는 여자들과 나란히 마주 앉아 같이 술 마시며 웃고 떠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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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 보니까, 갑자기 슬퍼져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는데, 그런 자괴감에 슬픈 마음, 시기 질투, 이런 복합적인 감정이 뒤섞이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 주점에 있던 남자애 중에 1명이 빠른 생일이라, 당시에 아직 19살 미성년자 였고, 저는 조용한 곳에 가서 경찰서에 전화를 걸고 우리 학교 위치와 주점 위치까지 상세하게 설명한 뒤,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교내 다른 주점들도 미성년자가 있는 것 같으니 철저하게 조사 해 주시고, 강력하게 처벌 부탁 드립니다' 라고 신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전 멀리 숨어서 그 주점에 경찰들이 와서 뒤집어 놓는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고, 살짝 나와서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구경하다 걸으면서, 다른 주점들 뒤집어 지는 것을 보고 실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넓은 교정에서 여러 주점들을 찾아 조사하느라, 많은 경찰들이 계속 지원되어 오는 상황이 펼쳐졌고, 경찰관들과 주점 운영 하는 학생들의 실랑이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결국 저녁까지 남아 있었던 교수님들까지 오셔서 '학교 축제라서 좀 어떻게 안되겠냐' 라고 설득 하려고 하셨지만, 결국 교내 전 주점들이 철수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욕이라는 쌍욕은 다 하면서 주점을 치우더군요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고, 축제 후에 주점에 찾아온 미성년자들 중에, 학교에 입학했던 빠른 년생들 말고도, 고등학생 신분으로 와서 마시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저는 1학년 마치고 공익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그 다음 해에도 똑같이 학교 축제 날에, 공익근무 퇴근 후 똑같은 만행을 저지른 뒤 즐겼고, 그 후에 더 이상 학교 내에 축제에서 주점을 여는 일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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